화성 급식실 사고 영양교사 기소유예, 교육계 “현장 안전망 붕괴 우려”

경기도 화성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를 둘고 검찰이 담당 영양교사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면서 교육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30일 검찰의 이번 결정은 범죄 혐의를 인정하되 기소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현장 교사들은 실질적 권한이 없는 자에게 책임을 전가한 부당한 처분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급식실 조리실에서 발생한 이번 안전사고는 업무 분장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있다. 영양교사들은 급식 운영 전반을 관리하지만, 조리실 내부의 직접적인 안전관리 권한과 의무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한 영양교사는 “업무 영역이 명확히 다름에도 사고 책임을 영양교사에게 떠넘기는 것은 현장에 있는 어떤 교사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앞으로 급식 업무를 자유롭게 수행하기 어렵고 교사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교육계는 이번 처분이 무혐의가 아닌 기소유예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영양교사에게 법적 책임이 있다는 판단이 담긴 것이다. 다른 영양교사는 “실질적 권한이나 의무가 없는 사람에게 형사책임을 부당하게 떠넘긴 사건”이라며 “이런 결과는 교육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학교급식을 위축시키고 학생 건강권 침해라는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경기도교육청과 대한영양사협회, 경기도영양사회, 경기교사노조 등 관련 단체들도 일제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응에 나섰다. 경기도교육청은 “기소유예 처분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고, 법령과 제도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교급식 운영 체계에서 각 업무 담당자의 권한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는 학교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영양교사는 학교급식법에 따라 식단 작성, 식재료 품질 관리, 영양 교육 등을 담당하지만, 조리실 내 시설 안전관리나 조리 과정의 직접 감독은 법적 업무 범위가 불명확한 영역이다. 교육계는 이러한 회색지대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가까운 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장 교사들은 이번 처분이 향후 급식 운영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법적 책임 부담이 커지면서 영양교사들이 급식 업무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급식의 질이 저하되거나 학생들의 건강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선 학교에서는 영양교사들이 조리실 출입을 꺼리거나 새로운 메뉴 도입을 주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학교급식 안전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급식실 안전관리 전담 인력 배치, 시설 안전 점검 체계 강화, 업무별 책임 범위 명확화 등 제도적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사고 후 책임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교육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 안전사고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장 교사들이 법적 책임에 대한 두려움 없이 학생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교육 당국의 후속 조치와 법령 정비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