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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운동하는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선생님, 우리 애가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단백질 보충제 먹이면 되죠?” 이럴 때마다 저는 잠깐 멈추고 되묻습니다. “하루에 물은 얼마나 마시나요? 과일이나 채소는 충분히 먹고 있나요?”
최근 영양군에서 전국 유도 선수 578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하계 전지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8월 초부터 약 2주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는 전국 33개 팀의 선수와 지도자들이 모였습니다. 의사로서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 선수들의 영양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을까’하는 우려입니다.
운동선수들의 영양 관리는 일반인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 선수들은 운동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와 동시에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충족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32.4%가 영양 섭취 부족 또는 에너지 과잉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운동선수들에게도 예외가 아닙니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선수들이 흔히 겪는 영양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첫째, 격렬한 훈련으로 인한 탈수입니다. 유도처럼 체급이 있는 종목에서는 체중 조절을 위해 의도적으로 수분 섭취를 제한하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체내 수분이 2%만 부족해도 운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체온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겨 열사병 위험까지 높아집니다.
둘째, 미세영양소의 결핍입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 섭취에만 집중하다 보면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가 소홀해지기 쉽습니다. 특히 철분, 칼슘, 비타민D, 비타민C는 운동선수들에게 필수적인 영양소입니다. 철분이 부족하면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져 지구력이 감소하고, 칼슘과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 건강에 문제가 생겨 피로골절 위험이 높아집니다.
제스프리 같은 건강식품 기업들이 최근 영양 불균형을 주제로 웰니스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영양 부족과 에너지 과잉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은 운동선수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칼로리는 충분히 섭취하지만 정작 필요한 비타민이나 미네랄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선수들의 영양 관리를 위해 몇 가지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안합니다. 먼저, 하루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되 과일과 채소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합니다. 키위 하나에도 비타민C가 하루 권장량의 150% 이상 들어있고, 다양한 색깔의 채소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합니다. 이런 영양소들은 격렬한 운동 후 회복을 돕고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다음으로, 운동 전후 영양 섭취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운동 2~3시간 전에는 탄수화물 중심의 식사를 하고, 운동 직후 30분 이내에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3:1 비율로 섭취하면 근육 회복이 빠릅니다. 물은 운동 전, 중, 후 지속적으로 마셔야 하며, 땀을 많이 흘렸다면 전해질 보충도 필요합니다.
지도자와 학부모님들께 특히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단기간의 체중 감량을 위해 식사를 거르거나 극단적인 식단 조절을 하지 않도록 선수들을 지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영양 결핍이 일시적인 경기력 저하를 넘어 평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영양군이 전지훈련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체육 기반 확충을 추진하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선수들을 위한다면 훈련 환경뿐 아니라 영양 관리 시스템도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전문 영양사의 상주, 균형 잡힌 식단 제공, 영양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이 뒷받침될 때 선수들은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훈련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운동선수의 영양 관리는 단순히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똑똑하게 먹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신체와 정신으로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영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