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AI 생성 가짜 의사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허위광고 업체 검찰 송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공지능으로 만든 가상의 의사를 내세워 건강기능식품의 노화 방지 효과를 과대 광고한 유통업체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사건은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건강 분야에서도 소비자를 기만하는 새로운 방식의 불법 광고가 등장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실존하지 않는 의사를 AI로 생성해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을 설명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이 가짜 의사는 마치 실제 의료 전문가인 것처럼 ‘역노화’ 효과를 강조하며 제품 구매를 유도했다. 소비자들은 전문 의료인의 추천으로 오인하고 제품을 구매했으며, 업체는 이를 통해 약 81억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정받은 기능성만 표시하고 광고할 수 있다. 노화 방지나 역노화 같은 표현은 의약품에 준하는 효능을 암시하는 것으로, 건강기능식품 광고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이번 업체는 AI로 생성한 가상 인물을 활용해 이러한 규제를 우회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일반 소비자가 영상 속 의사가 AI로 만들어진 가짜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딥페이크와 AI 생성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실제 인물과 구분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의 영상 제작이 가능해졌다. 이는 건강 정보의 신뢰성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요소로 지적된다.

의료 및 건강 정보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AI 기술을 활용한 광고에 대한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노화 관련 건강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한 허위·과대 광고의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에스테틱 업계에서도 40~50대를 주요 타깃으로 한 피부 노화 방지 마케팅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해당 연령대가 노화에 대한 관심이 높고 경제적 여력도 있어 관련 제품과 서비스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 확대가 부정확한 정보나 과장 광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의학계에서는 노화 방지나 역노화라는 표현 자체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개념임을 강조한다. 현재까지 의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한 노화 속도의 완화이지, 노화를 멈추거나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러한 표현을 사용한 광고는 소비자에게 잘못된 기대를 심어줄 수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 AI를 활용한 허위·과대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사 사례 발생 시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들에게는 건강기능식품 구매 시 식약처에서 인정한 기능성을 확인하고, 의사나 약사 등 실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사건은 첨단 기술이 소비자 보호와 충돌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AI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혜택을 누리면서도, 이를 악용한 범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