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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가 낮거나 없다는 ‘제로’ 표시를 믿고 섭취한 초가공식품이 오히려 성인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을 고려해 선택했던 저칼로리 제품들이 예상과 달리 대사질환 발생률을 증가시킨 것으로 확인되면서, 영양 성분 표시만으로는 식품의 건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의 섭취는 칼로리나 당 함량과 무관하게 심혈관 질환 및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에 포함된 각종 첨가물과 가공 과정에서 변형된 영양소 구조가 신체 대사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와 같은 문구가 표기된 제품들도 인공 감미료와 유화제, 보존제 등 다양한 화학 첨가물을 포함하고 있어 장기간 섭취 시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경고다.
국내 성인병 발생률 역시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40대 남성의 비만율이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사질환 고위험군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전문가들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가공식품 섭취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바쁜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초가공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영양 불균형과 대사 이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료계는 ‘성인병’이라는 용어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이 용어를 만든 일본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 ‘생활습관병’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성인병이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인’이라는 단어가 나이와 관련된 불가피한 질환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은 나이보다 생활습관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질환이며, 최근에는 청소년과 젊은 성인층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배경에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건강검진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제주 우도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성인병 건강검진 의료봉사를 실시했다. 섬 지역 특성상 의료 시설 접근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주요 대사질환에 대한 검진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의료진은 검진과 함께 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 상담도 병행했다.
전문가들은 성인병 예방을 위해서는 식품 선택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칼로리나 당 함량이 낮다는 표시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가공 정도와 첨가물 종류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능한 한 가공 단계가 적은 자연 식품을 선택하고, 채소와 과일, 통곡물 등 영양밀도가 높은 식품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전반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병행되어야 효과적인 질병 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