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지속능력 경쟁으로 전환되는 21세기 강대국 분쟁의 새로운 패러다임

2026년 7월 중순,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은 현대전의 본질적 변화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가 8일 연속 야간 공습을 지속하며 표적을 군사시설에서 교량·철도·공항 등 민간 기반시설로 확대했음에도, 이란의 공격능력은 완전히 무력화되지 않았다. 17일 요르단 아즈라크 미 공군기지에 대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미군 2명이 전사하고 1명이 실종된 사실은, 압도적 화력 우위가 더 이상 분쟁의 조기 종결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전략적 현실을 입증한다.

이러한 현상은 20세기 전쟁 패러다임과 근본적으로 다른 경쟁구조를 보여준다. 걸프전이나 이라크전에서 미군은 초기 공중우세 확보 후 신속하게 적의 지휘통제체계를 마비시키며 결정적 승리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란은 분산배치된 이동식 발사체계, 다층화된 지하시설, 대체 가능한 지휘망을 통해 지속적 저항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반다르아바스 인근 교량과 철도시설이 파괴되었음에도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상선 공격이 계속되는 것은, 개별 시설의 물리적 파괴와 전쟁수행체계의 기능적 무력화가 별개의 문제임을 증명한다.

미국의 대응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텔아비브 벤구리온공항과 남부 라몬공항에 공중급유기 30대씩을 배치하며 2월 전쟁 개시 당시 수준의 전력을 재구축하는 것은, 단기 결전이 아닌 장기 소모전을 준비하는 전략적 전환을 시사한다. 유럽 기지에서 중동으로 전투기를 재배치하고 공중급유기를 증강하는 조치는 작전반경 확대를 넘어, 지속적인 압박을 통해 상대방의 의지를 꺾으려는 인내력 경쟁의 성격을 띤다.

정치적 차원에서는 더욱 복잡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 조기 종결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공습을 지속하는 배경에는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의 정치적 생존 이해관계와 미국 군산복합체의 경제적 동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10월 선거 전 종전 시 사법처리 위험에 직면한 상황은 그의 전쟁 지속 의지를 강화시키고, 팔란티어·안두릴 같은 방산기업뿐 아니라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실전 데이터 수집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는 평화 협상의 정치경제학적 장애물로 작용한다.

여론과 전략의 괴리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대학생 67%가 사회주의에 호감을 표시하고 이란전쟁 지지율이 강성 지지층 30% 수준에 머무는 상황은, 국내 정치적 제약과 군사적 목표 달성 사이의 긴장을 고조시킨다. 역사적으로 베트남전 당시에도 유사한 여론-정책 불일치가 나타났으나, 당시와 달리 현재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실시간 정보 확산이 정부의 서사 통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란 측의 대응 패턴 역시 전략적 계산을 드러낸다. 쿠웨이트 발전소, 바레인 AI센터 등 걸프 동맹국의 민간시설을 타격하는 것은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에 균열을 만들려는 간접접근 전략이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전쟁 혼란을 이용해 정치범 처형을 가속화하며 올해에만 47명을 처형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한 수치로 체제 안정화와 대외 분쟁을 연계하는 권위주의 정권의 전형적 행태를 보여준다.

지정학적 함의는 더욱 광범위하다. 호르무즈해협 통항 위축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 충격을 주며, 중국과 인도 같은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의 전략적 선택을 압박한다. 역사적으로 1980년대 탱커전쟁 당시에도 유사한 해상교통 중단 사태가 발생했으나, 당시보다 세계 경제의 상호의존도가 높아진 현재 상황에서는 파급효과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향후 시나리오는 세 가지 경로로 수렴된다. 첫째, 미국이 지상군 투입이나 핵시설 직접 타격 등 결정적 에스컬레이션을 감행할 경우 단기적 군사적 성과는 가능하나 장기 점령 부담과 지역 불안정성이 극대화된다. 둘째, 현재의 제한적 공습-보복 사이클이 지속되며 소모전 양상으로 고착화될 수 있다. 셋째, 중간선거 압박이나 경제적 비용 증가로 협상 재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양측 모두 정치적 명분 확보가 필요해 타협점 도출이 쉽지 않다. 결국 이 분쟁은 21세기 강대국 경쟁이 파괴력 우위가 아닌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지속능력의 종합적 대결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주는 전략적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