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사자 발생에도 공습 확대…중동 전운 전쟁 초기 수준 회귀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이 8일째 이어지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 국면이 올해 2월 전쟁 발발 당시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양국의 무력 증강과 공격 범위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종전 협상은 사실상 중단됐다.

미 중부사령부는 18일(현지시간) 요르단 주둔 미군 기지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방어하던 중 미군 2명이 전사하고 1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28일 전쟁 개시 이후 이란군의 직접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암만에서 북동쪽으로 100km 떨어진 아즈라크 공군기지가 피격 장소로 추정된다.

미군은 11일부터 8일 연속 이란 공습을 지속하면서 타격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초기 군사시설 중심 공습에서 벗어나 철도, 교량, 공항 등 민간 기반시설로 목표물이 바뀌었다. 이란 언론에 따르면 남부 반다르아바스 인근 여러 교량과 철도 시설이 파괴됐으며, 인근 주(州)로 연결되는 도로가 폐쇄됐다. 17일에는 이란샤르공항과 호르무즈간주 교량 2곳이 추가로 공격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 공격과 전력 투사에 사용되는 항구도시 및 해군기지로 이어지는 보급로 차단이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미군의 무력 증강도 본격화됐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군은 이스라엘 공군기지에 공중급유기 증강 계획을 통보했다. 현재 텔아비브 인근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30대, 남부 라몬 공항에도 유사한 규모의 공중급유기가 배치됐다. 공중급유기는 전투기의 작전 반경과 체공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장거리 공습의 핵심 자산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 기지에 있던 전투기들도 중동으로 재배치되고 있다며 확전 위험을 경고했다.

이란도 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호르무즈해협에 위치한 케슘섬이 19일 최소 6발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며, 반다르아바스 주변 주민들도 폭발음을 들었다고 이란 국영 뉴스통신(IRNA)이 전했다. 이란은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에 대한 공격도 확대했다. 쿠웨이트 내 발전소와 해수담수화 시설, 바레인 소재 미군 드론 기지와 인공지능 센터가 타격 대상이 됐다. 호르무즈해협에서는 17일 유조선 1척, 18일 유조선 2척이 피격됐다.

미국 언론들은 14일 백악관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로부터 지상군 투입, 공습 강화, 지하 핵시설 폭격 등의 방안을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압박도 강화하며 트루스소셜에 “공화당이 추진하는 대러시아 제재 법안에 이란을 추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전쟁 장기화는 트럼프 행정부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전쟁 지지율은 강성 지지층인 3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군 전사 사건은 반전 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지만, 이스라엘과 군산복합체의 압력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서 쉽게 빠져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미 국무부는 19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를 이유로 “예상치 못한 사태 악화 가능성”을 경고하며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2월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미군 사망자는 16명, 부상자는 43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