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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철이 되면 진료실에서 탈모 상담이 유독 늘어납니다. “선생님,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많이 빠지는 것 같아요”라며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분들의 최근 식생활을 여쭤보면 공통점이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휴가철 불규칙한 식사, 잦은 야외 활동으로 인한 간편식 위주의 식단이 모발 건강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모발은 우리 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영양소 공급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모낭 세포가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지속적으로 필요한데, 여름철 식습관은 이런 영양소 섭취를 방해하는 요인들로 가득합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당분 과다 섭취입니다. 더운 날씨에 자주 찾게 되는 아이스크림, 빙수 같은 고당분 디저트는 체내 염증 반응을 증가시킵니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두피로 가는 영양소 전달 체계가 교란되고, 모낭 주변 환경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달콤한 간식 대신 블루베리나 라즈베리 같은 베리류를 선택하면 항산화 성분과 비타민을 함께 보충할 수 있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음주 역시 여름철 모발 건강의 적입니다. 시원한 맥주 한잔이 생각나는 계절이지만,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간 기능에 부담을 주고 체내 수분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모발 성장에 필수적인 아연, 철분 같은 미네랄의 흡수가 방해받으며, 결과적으로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락이 증가합니다. 술자리가 있을 때는 충분한 물 섭취와 함께 영양가 있는 안주를 곁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들도 있습니다. 최근 주목받는 항산화 성분인 퀘르세틴이 대표적입니다. 이 성분은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세포 손상을 막고 염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양파를 떠올리시지만, 의외로 무청에는 양파보다 약 1.8배 많은 퀘르세틴이 들어있습니다. 딜이나 고수 같은 허브류, 적상추나 라디치오 같은 붉은 잎채소에도 풍부합니다.
무를 손질할 때 무심코 버리는 무청이 사실은 영양의 보고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뿌리보다 잎에 플라보노이드가 훨씬 많이 함유되어 있어, 데쳐서 나물로 무치거나 된장국에 넣으면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 됩니다. 샐러드용 적상추를 고를 때도 일반 상추보다 붉은색이 진한 것을 선택하면 항산화 성분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습니다.
여름철 식단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규칙성과 다양성입니다. 휴가철이라고 끼니를 거르거나 한두 가지 음식만 반복해서 먹는 것은 모발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단백질은 생선, 달걀, 콩류를 통해, 비타민과 미네랄은 제철 채소와 과일로 골고루 섭취하시길 권합니다.
수분 섭취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땀으로 손실되는 수분이 많은 여름에는 하루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두피 건조는 모발 건강의 직접적인 위협 요소이며, 충분한 수분 공급은 영양소가 모낭까지 원활하게 전달되도록 돕습니다.
건강한 모발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지금 식탁 위에 올라오는 음식 하나하나가 3개월 후 내 머리카락의 상태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여름휴가를 즐기되, 식습관만큼은 모발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현명하게 선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