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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진료실에서 매일 환자를 만나는 신경과 전문의들에게 스스로의 뇌 건강을 지키는 비결을 물었을 때, 그들의 대답은 놀랍도록 일치했다. 최신 약물이나 특별한 건강식품이 아닌 ‘규칙적인 운동’이었다. 질병 앞에서는 의사도 일반인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남 길병원 신경과 이원배 교수는 뇌 건강 관리의 기본으로 충분한 수면과 꾸준한 운동을 꼽았다. 그는 매일 7~8시간 수면을 유지하며,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한다. 특히 10년째 자전거 타기를 즐기고 있는데, 주말마다 최소 40킬로미터에서 많게는 150킬로미터까지 페달을 밟는다. 근력 운동도 빠뜨리지 않는다. 주 4~5회 턱걸이를 6회씩 3세트 실시하고, 철봉 매달리기도 꾸준히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일상 속 작은 습관까지 운동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가능한 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뒤꿈치를 들었다 내리며 종아리 근육을 자극하거나 자세를 바로잡는 동작을 반복한다. 일상의 모든 순간을 운동 기회로 만드는 셈이다.
이 교수가 유독 근력 운동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근육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뇌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근육을 사용하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증가하고, 뇌세포 생성을 촉진하는 물질이 분비된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규칙적인 근력 운동이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고 치매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른 신경과 전문의들도 비슷한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주 3~4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며, 근력 운동을 병행한다. 걷기, 수영, 자전거 등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오랜 기간 꾸준히 실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치매는 더 이상 개인의 건강 문제만이 아니다.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사회적 과제가 됐다. 치매가 발생하면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사회·경제적 부담도 커진다. 따라서 조기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은 치매가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라는 점이다. 특히 중년 이후의 생활 습관이 노년의 뇌 건강을 결정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예방 수단으로 꼽힌다. 약물이나 특별한 치료법을 찾기보다 매일 몸을 움직이는 것이 뇌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 치매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의사들의 공통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