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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 간섭(RNAi)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탈모 치료제가 임상시험 첫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향후 탈모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릭스는 자사가 개발 중인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제 ‘OLX104C’의 호주 임상 1b상에서 지난달 27일 마지막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지난해 12월 첫 환자 투여를 시작한 지 약 7개월 만에 모든 참가자에 대한 투약을 끝냈다. 현재 최종 투여를 받은 환자에 대한 추적 관찰이 진행 중이며, 이달 중하순 관찰 기간이 종료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추적 관찰과 데이터 분석을 마친 뒤 임상 2a상 단계로 진입해 남성형 탈모에 대한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이 신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탈모 치료제와 전혀 다른 작용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경구용 탈모 치료제들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약물이 전신에 퍼지기 때문에 성기능 장애 등 부작용 우려가 제기돼 왔다. 반면 OLX104C는 탈모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인 안드로겐 수용체(AR) 자체의 발현을 감소시키도록 설계됐다.
남성형 탈모는 DHT가 모낭 세포 표면의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모발을 점차 가늘게 만드는 질환이다. 기존 약물은 DHT 생성을 막는 데 집중했지만, 이번 신약은 수용체 자체를 줄여 DHT가 결합할 대상을 없애는 접근법을 택했다. 게다가 두피에 직접 국소 투여하는 방식이라 전신 노출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임상 1b/2a상 시험 설계를 보면, 안드로겐성 탈모를 가진 남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위약과 비교 평가하는 구조다. 1b상에서는 두 가지 용량군에서 각각 OLX104C 투여군 9명과 위약군 3명씩 총 24명을 배정해 다중용량상승 방식으로 여러 차례 투여했다. 이를 통해 반복 투여 시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했으며, 특히 치료가 성기능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도 함께 살펴봤다.
회사는 앞서 호주에서 진행한 임상 1a상에서 OLX104C를 단회 투여했을 때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1b상은 이를 다회 투여로 확장해 반복 사용 시에도 안전한지 검증하는 단계였다. 다음 임상 2a상에서는 3가지 용량군과 위약군을 비교하며 두피에 여러 차례 피내주사로 투여하는 방식의 치료 효과를 인체에서 입증하는 개념증명(PoC) 작업이 진행된다. 미국 임상정보 사이트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a상에는 총 134명의 환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 치료제의 또 다른 차별점은 투약 편의성이다. 현재 사용되는 경구용 탈모 치료제는 매일 복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국소 투여 방식의 RNAi 치료제는 투약 횟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NA 간섭 기술의 특성상 한 번 투여로 효과가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탈모 인구는 잠재적으로 약 1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전 세계적으로는 약 10억 명이 탈모로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탈모증 진료 인원은 최근 4년간 매년 20만 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5년 기준 40대가 가장 많지만 30대와 20대 환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글로벌 탈모 관련 시장 규모는 올해 114억 달러에서 2033년 268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릭스 이동기 대표는 “첫 환자 투여 이후 약 7개월 만에 임상 1b상의 모든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며 “8월 중하순 최종 환자 추적 관찰을 마치는 대로 데이터를 분석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기전의 탈모 치료제가 임상시험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그리고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