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즐기는 노인, 생물학적 나이 3살 더 젊었다

박물관이나 콘서트장을 자주 찾는 노년층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신체 나이가 최대 3살 젊게 측정된다는 연구가 공개되면서 노화 예방에 있어 문화 활동의 역할이 재조명받고 있다.

도쿄 과학연구소 연구팀이 역학 및 지역사회 건강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영국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종단 연구에서 문화 활동 참여 빈도와 생물학적 나이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실제 연령은 비슷한 70세 전후 노년층 가운데 몇 달에 한 번 이상 영화나 전시를 관람한 그룹의 평균 신체 나이는 67세였지만, 문화생활을 거의 하지 않는 그룹은 70세로 나타나 3년의 격차를 보였다.

연구진은 문화 활동이 단순한 여가를 넘어 실질적인 생리적 효과를 낸다고 분석했다. 공연이나 전시 관람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이러한 스트레스 감소가 생리적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문화 활동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동반해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외로움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미국 건강정보 매체 헬스라인은 이 연구를 인용하며 문화 참여가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고 보도했다.

노화 연구의 또 다른 전선에서는 인간 수명의 근본적 한계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스콜코보 과학기술연구소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npj 에이징에서 노화의 모든 요인을 제거하더라도 인간 수명은 평균 156세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놨다. 계산생물학자 드미트리 크리우코프가 이끈 연구팀은 만성 염증,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노화세포 축적 등 알려진 노화 요인을 모두 극복했다고 가정했지만, 체세포 DNA 돌연변이만으로도 수명에 근본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인간의 최대 수명은 146세에서 194세 사이, 평균 156세에 머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현재 전 세계 평균 기대수명 79세의 약 두 배에 해당하지만 무한 연장은 불가능함을 시사한다. 세포 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DNA 미세 오류는 평생 축적되며, 인체의 복구 능력으로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진은 장기별 노화 속도 차이도 분석했다. 뇌 신경세포와 심장 근육세포는 출생 후 거의 새로 만들어지지 않아 DNA 손상 축적에 특히 취약한 반면, 간은 손상 세포를 지속적으로 교체해 돌연변이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론적으로 간 조직은 수천 년간 기능 유지가 가능하지만, 뇌와 심장이 수명의 병목이 된다는 설명이다.

크리우코프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실험 데이터가 아닌 수학적 추정치”라며 “체세포 돌연변이가 다른 노화 메커니즘과 결합하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뇌 노화 관련 새로운 단서도 발견됐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리처드 호즈 소장 연구팀은 50세 이후 뇌의 해마 부위에서 면역세포 구성이 급격히 재편된다는 연구를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배아 발생 시기 형성돼 평생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진 미세아교세포가 50~75세 사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며, 그 빈자리를 염증 반응을 잘 일으키는 세포들이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치매 발생 원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