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달간 21% 급락한 코스피, 개인투자자 이탈 가속화

급격한 변동성 속에서 국내 증시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7월 들어 코스피지수는 21일부터 24일까지 단 한 달 사이에 21.1%나 하락했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28.5%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36%, 2022년 미국 금리인상 시기 31%,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54%에 이은 역대급 낙폭이다.

27일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21일부터 23일까지 3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6조800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동일한 금액을 순매수하며 투자 주체 간 뚜렷한 손바뀜이 발생했다. 개인들이 집중적으로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 2조1573억원, SK하이닉스 1조8059억원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었다.

시장 대기자금의 급격한 감소도 눈에 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 결과,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4일 사상 최대치인 139조6948억원을 기록한 뒤 이달 23일 104조2975억원으로 한 달 새 20% 이상 줄어들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지난달 말 38조원 수준에서 최근 33조원대로 약 5조원 감소하며 반대매매와 신용 상환이 이어졌다.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은 미국 증시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통계에 따르면 1일부터 24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25억9603만달러(약 3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월 순매수액 6억3296만달러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3배 레버리지 ETF인 SOXL에 13억532만달러가 몰렸고, SK하이닉스 ADR에도 6억7555만달러가 유입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코로나19 당시와 달리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긴축 방향”이라며 “국내 주가가 바닥을 찾았더라도 하락폭을 회복하는 데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의 움직임은 시장 예상과 달랐다. 1일부터 24일까지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84억원을 순매수했다. 월간 기준 매수 우위를 보인 것은 올해 처음이다. 최대 74조원 규모의 리밸런싱 매물 출회가 우려됐던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연기금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4258억원 규모였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평가액 하락으로 국민연금의 추가 매도 부담이 줄어들었고, 오히려 일부 급락 종목에 저가 매수 기회가 발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8배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향후 증시 방향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30일 메타·마이크로소프트, 31일 아마zon의 2분기 실적과 AI 설비투자 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알파벳은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1800억~1900억달러에서 1950억~2050억달러로 상향했으며, 이러한 투자 확대 기조가 다른 빅테크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증권가는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범위로 6700~7600선을 제시했다.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완화되고 7000선 위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여부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성 확인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