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의 대표적 장기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7월 들어 반도체 업종에 집중 매수세를 보이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 결과,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은 이달 초부터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684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동안 매달 수천억원에서 최대 2조원을 순매도했던 흐름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SK하이닉스에 대한 집중 투자다. 국민연금은 7월에만 SK하이닉스 주식을 4,258억원어치 매수하며 2개월 연속 최대 순매수 종목으로 선정했다. 뒤이어 SK이노베이션 2,247억원, S-OIL 1,744억원, DB손해보험 1,094억원, 셀트리온 953억원 순으로 매수 규모가 집계됐다. 반면 SK스퀘어는 5,757억원으로 최대 순매도 종목이 됐으며, 삼성전기 3,136억원, 삼성생명 1,238억원, LG이노텍 1,119억원, 삼성전자 1,115억원이 매도 대상에 올랐다.
이 같은 매수세의 배경에는 곧 발표될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9일 2026년 2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며, 증권업계는 2분기 매출 84조597억원, 영업이익 64조889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7조2,00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1분기 실적 37조6,103억원과 합산하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100조원 돌파가 현실화된다.
수익성 지표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예상 영업이익률은 75~77%로, 파운드리 업계 선두인 TSMC의 60.3%를 15%포인트 이상 앞지를 전망이다. KB증권 리서치본부는 “HBM 생산 비중 확대로 범용 메모리 공급이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며 “장기공급계약 비중 증가로 빅테크와 AI 데이터센터 향 매출 비중이 7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의 사실상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키옥시아의 최대주주였던 베인캐피털이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각하면서 약 2조5,000억엔의 수익을 실현했으며,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는 약 7조원의 투자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전환사채를 실제 주식으로 전환하려면 각국의 독점규제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가 하락세를 보이던 반도체 주가의 반등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저가 매수 전략이 적중할지, 아니면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지는 다음 주 시장 상황에 달려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적 발표 직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