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과일주스 한 잔이 우울감을 낮춘 이유는?

바쁜 아침, 식탁에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준비하기란 쉽지 않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아침 식사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 되면서, 영양 불균형과 만성질환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가 이런 고민에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채소와 과일만으로 만든 100% 주스 한 잔이 정신건강 개선에 도움이 되며, 혈당이나 대사 지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영국 뉴캐슬대학교 영양학·노화학 전임강사 올리버 M. 섀넌 박사 연구팀은 평소 하루 채소·과일 섭취량이 2회 이하인 건강한 성인 42명을 대상으로 4주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 첫 번째는 아무런 변화 없이 평소대로 식사를 유지하는 대조군, 두 번째는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챙겨 먹도록 한 그룹, 세 번째는 채소·과일과 함께 100% 주스나 스무디를 함께 마시도록 한 그룹이었다. 모든 참가자에게는 식재료 구매 비용 일부가 지원됐고, 실천 방법을 담은 교육 자료도 제공됐다.

연구 결과는 예상 이상으로 고무적이었다. 주스와 스무디를 함께 마신 그룹의 하루 채소·과일 섭취 횟수는 6.6회까지 증가했다. 반면 대조군은 평균 2.45회에 머물렀다. 단순히 섭취량이 늘어난 것만이 아니었다. 주스를 함께 섭취한 그룹에서는 우울감 평가 점수가 대조군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아졌다. 정신건강 지표에서 긍정적 변화가 확인된 것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혈액검사를 통한 대사 건강지표에서 부정적인 변화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과일 주스가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는 우려와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그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섀넌 박사는 논문에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시간과 비용, 준비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에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100% 채소·과일 주스는 이런 장벽을 낮추고 하루 권장량에 더 쉽게 도달하도록 도울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특히 우울감 개선 결과에 주목하며, 향후 더 큰 규모의 연구를 통해 추가 검증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이 하루 400g 이상의 채소·과일을 섭취할 것을 권고하지만, 실제로 이를 충족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기준 1세 이상 한국인의 아침 식사 결식률은 35.3%로, 3명 중 1명이 아침을 거르고 있다. 이는 2015년부터 10년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침을 거를수록 하루 필요 영양 균형이 무너지며 비만,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이 커진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완벽한 식단’보다 ‘실천할 수 있는 식습관’이 건강 증진에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바쁜 현대인에게 매일 아침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준비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주스 한 잔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영양 섭취를 개선하고, 정신건강까지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물론 주스가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섭취량을 늘리는 실용적인 보완책으로는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