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당뇨신약, 공복과 식후 혈당 동시 조절 가능성 확인돼

제일약품이 자체 개발 중인 제2형 당뇨병 치료제 ‘JP-2266’의 임상 2상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정식 게재되며 신약 개발 성과를 공식 인정받았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당뇨병 및 대사 저널(Diabetes and Metabolism Journal, DMJ)’에 실렸으며, 공복혈당과 식후혈당을 함께 낮추는 이중 기전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JP-2266은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SGLT) 억제제 계열 신약으로,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된 작용 방식을 갖췄다. 현재 널리 쓰이는 SGLT-2 억제제가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차단하는 데 집중한다면, JP-2266은 여기에 더해 소장에서 포도당 흡수를 지연시키는 SGLT-1 억제 효과까지 더했다. 이를 통해 공복 상태의 기저 혈당뿐 아니라 식사 후 급격히 상승하는 식후 혈당까지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 156명을 대상으로 국내 28개 의료기관에서 실시됐다. 참여자들은 12주간 JP-2266 5mg, 10mg 또는 위약을 투여받았으며, 1차 평가지표인 당화혈색소 변화량을 중심으로 효과를 평가받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JP-2266 5mg 투여군의 당화혈색소는 위약군 대비 0.94%포인트 감소했으며, 10mg 투여군에서는 0.97%포인트 낮아졌다. 두 용량 모두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간 평균 혈당 수치를 반영하는 지표로, 당뇨병 관리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당화혈색소 7% 미만 유지를 치료 목표로 설정하는데, 이번 임상에서 5mg 투여군의 66.7%, 10mg 투여군의 70.6%가 해당 수치에 도달했다.

특히 식후 혈당 조절 효과가 두드러졌다. 식후 2시간 혈당은 투약 전과 비교해 약 63~68mg/dL 감소했으며, 식후 1시간 혈당도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장에서 포도당 흡수를 늦추는 SGLT-1 억제 기전이 실제로 작동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체중 감소 효과도 함께 관찰됐다. 당뇨병 환자의 상당수가 비만을 동반하고 있어 체중 관리가 중요한데, JP-2266 투여군에서 체중이 줄어드는 경향이 확인됐다. 10mg 투여군에서는 수축기 혈압까지 낮아져 심혈관 위험 요인 개선 가능성도 시사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이상사례 발생률은 위약군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보고된 대부분의 부작용은 경증 또는 중등증에 해당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12주간 진행된 2상 임상이므로, 장기 투여 시 효과와 안전성은 향후 3상 임상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임상시험을 총괄한 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장내 포도당 흡수를 늦춰 식후혈당을 낮추는 특성은 기존 SGLT-2 억제제와 구분되는 장점”이라며 “특히 탄수화물 섭취 비중이 높은 아시아 지역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식문화 특성상 식후 혈당 급등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런 환경에서 식후 혈당까지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약물은 임상적 필요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제일약품의 이번 논문 게재는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의 과학적 근거를 국제 학계에서 공식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향후 임상 3상 진행 여부와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