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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고 나면 월급이 끊기는 대신 매달 나가는 돈은 그대로다. 연금만으로는 부족하고 예금 이자는 턱없이 낮아 목돈을 조금씩 깨먹게 된다. 그러다 보면 계좌 잔고가 줄어드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배당주는 은퇴 후 매달 들어오는 돈을 만들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배당률만 보고 종목을 고르거나 한 번에 몰아서 사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월 200만 원 수준의 배당 수익을 안정적으로 만들려면 세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배당을 꾸준히 유지한 기업을 고른다
배당률이 높아 보여도 올해만 특별히 높은 경우가 있다. 일회성 자산 매각이나 일시적인 이익 때문에 배당이 늘었다가 다음 해에는 반 토막 나기도 한다. 은퇴 후에는 배당이 매년 꾸준히 나오는지가 더 중요하다.
최소한 최근 5년 이상 배당을 빠짐없이 지급한 기업인지 확인해야 한다. 배당 금액이 조금씩이라도 늘어온 기록이 있다면 더 좋다. 배당을 오래 유지한 기업일수록 앞으로도 배당 정책을 함부로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
둘째, 배당금 입금 시기를 분산한다
한두 종목에만 몰아서 투자하면 배당금이 1년에 한두 번만 들어온다. 그러면 그 달에만 돈이 들어오고 나머지 달에는 아무것도 없어 생활비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매달 고정 지출이 나가는 은퇴 생활에서는 배당금도 고르게 들어오는 편이 훨씬 안정적이다.
배당금이 3월에 들어오는 종목과 6월, 9월, 12월에 들어오는 종목을 섞어서 보유하면 분기마다 입금을 받을 수 있다. 가능하다면 월배당 상품이나 리츠를 일부 섞어 넣는 것도 방법이다. 입금 주기를 미리 정리해 두면 돈이 언제 들어오는지 예상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
셋째, 배당 계좌는 세금 우대 계좌로 연다
배당소득에는 15.4%의 세금이 자동으로 떼인다. 200만 원을 받으면 실제로는 약 169만 원이 들어오는 셈이다. 하지만 ISA 계좌나 연금저축펀드 같은 계좌를 활용하면 세금을 줄이거나 나중으로 미룰 수 있다.
ISA 계좌는 배당소득과 매매차익을 합쳐 일정 금액까지는 비과세로 인정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 계좌에 배당주 ETF를 담으면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고 재투자할 수 있어 복리 효과가 커진다. 계좌 유형에 따라 세금 부담이 크게 달라지므로 투자 전에 반드시 계좌부터 정리해야 한다.
월 200만 원을 배당으로 받으려면 연 2400만 원이 필요하고, 배당률 4%라고 가정하면 약 6억 원의 자산이 있어야 한다. 금액이 크게 느껴지지만 배당을 꾸준히 주는 기업을 고르고 입금 시기를 분산하며 세금을 아끼는 계좌를 쓰면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훨씬 늘어난다. 은퇴 후 매달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투자 실력보다 원칙을 지키는 습관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