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이 말한 배우자를 바라보는 법 1위

결혼 생활이 길어질수록 배우자를 보는 시간은 줄어든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옆에 있고, 저녁이면 마주 앉아 밥을 먹지만, 정작 그 사람을 ‘본다’는 건 드문 일이 된다. 익숙함은 관심을 지우고, 일상은 상대를 풍경으로 만든다. 오래 함께 산 부부일수록 서로를 스쳐 지나가듯 대한다.

나태주 시인은 작은 풀꽃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 한 송이도 자세히 들여다봐야 비로소 그 아름다움이 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것. 이 짧은 시구는 결혼 생활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어떤 태도를 가리킨다.

3위 – 표정 읽기

배우자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제대로 본 게 언제인가. 아침에 스쳐 지나가며 본 것 말고, 정말로 그 사람의 표정을 살핀 게 언제였는가. 많은 부부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는다.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나란히 앉아 있을 뿐이다.

자세히 보면 보인다. 오늘 따라 눈가에 피곤이 묻어 있는지, 입꼬리가 평소보다 처져 있는지, 미간에 주름이 더 깊어 보이는지. 표정은 말보다 정직하다. “괜찮아”라고 대답하는 배우자의 얼굴에 괜찮지 않음이 쓰여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얼굴을 자세히 보지 않기 때문에 그저 대답만 듣고 지나친다.

2위 – 변화 알아차리기

사람은 매일 조금씩 변한다. 머리 스타일이 바뀌거나, 옷차림이 달라지거나, 말투에 미묘한 변화가 생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의 변화를 가장 늦게 알아차리는 게 배우자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늘 그래왔다는 이유로, 우리는 상대가 여전히 예전 그대로일 거라고 착각한다.

자세히 보면 달라진 부분이 보인다. 요즘 따라 말수가 줄었다거나, 전에 좋아하던 걸 더 이상 찾지 않는다거나,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다거나. 이런 변화들은 대부분 상대가 직접 말하지 않는다.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곁에 있는 사람이 알아차려줘야 한다.

변화를 알아차린다는 것은 그 사람이 여전히 살아 움직이며 성장하는 존재임을 인정하는 일이다. 결혼했다고 해서 상대가 고정된 존재가 되는 건 아니다. 배우자는 여전히 변하고 있고, 그 변화를 봐주는 시선이 필요하다.

1위 – 시간 들여 바라보기

나태주 시인은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했다. 여기서 ‘오래’는 단순히 긴 시간을 뜻하지 않는다.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고, 천천히 들여다보는 태도를 말한다. 결혼 생활에서 우리는 배우자를 너무 빨리 안다고 생각한다. 몇 년, 혹은 몇십 년을 함께 살았으니 이 사람에 대해 다 알고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사람은 한 번 보는 것으로 알 수 없다. 아침의 모습과 저녁의 모습이 다르고, 기분 좋을 때와 지쳐 있을 때가 다르다. 그 사람의 어떤 면은 특정한 순간에만 드러난다. 시간을 들여 오래 보지 않으면 놓치는 부분이 많다.

시간을 들인다는 것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상대가 말을 끝내기 전에 끼어들지 않고, 표정의 변화를 재촉하지 않으며, 침묵조차 함께 견디는 것. 오래 본다는 것은 결국 조급함을 내려놓고 그 사람의 속도에 자신을 맞추는 일이다. 그렇게 볼 때 비로소 상대의 사랑스러운 면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오늘 저녁, 배우자와 마주 앉거든 30초만 그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라. 말을 걸지 말고, 판단하지 말고, 그저 보기만 하라. 어색할 수도 있다. 상대가 “왜 그래?”라고 물을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자세히 보면 오늘의 그 사람이 어제와 조금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작은 차이를 알아차리는 순간, 당신은 이미 상대를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