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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들어 국내 증시가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행보가 극명하게 갈렸다. 개인투자자들은 공포심리에 대규모 매도를 이어가며 미국 증시로 자금을 옮기고 있는 반면,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순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집계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24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25억9603만달러로 약 3조8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6월 전체 순매수액 6억3296만달러의 4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3배 레버리지 ETF에 13억532만달러가 집중되었고,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에도 6억7555만달러가 유입됐다.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투자자 예탁금은 6월 4일 역대 최고치인 139조6948억원을 기록한 뒤 7월 23일 104조2975억원으로 감소했다. 한 달여 만에 20%가 넘는 35조원 이상이 빠져나간 것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6월 말 38조원 수준에서 최근 33조원대로 줄어들었다.
코스피 급락세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개인은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3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6조8천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2조1573억원, SK하이닉스를 1조8059억원 매도하는 등 주력 종목들을 대거 처분했다. 특히 코스피가 6월 21일 9114포인트에서 7월 20일 6516포인트까지 28.5% 하락하자, 반등 국면에서조차 차익실현과 손절매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이번 하락폭이 코로나19 당시 36%, 2022년 금리 인상기 31%,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54% 이후 최대 낙폭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선회하고 있고,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급반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주목할 점은 국민연금의 움직임이다. 한국거래소 투자주체별 거래내역에 따르면 연기금 등은 7월 1일부터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684억원을 순매수했다. 월간 기준 연기금의 매수 우위는 올해 첫 사례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급락으로 국민연금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낮아지면서 리밸런싱을 위한 추가 매도 부담이 줄었고, 일부 종목에서는 저가 매수 기회가 생겼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연기금은 이달 SK하이닉스를 4258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공포를 견디지 못하고 매도에 나서는 반면, 국민연금은 장기투자 관점에서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이라며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7~8배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한 만큼 단기 낙폭은 이례적이지만 완연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