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반복한 제주 해녀, 급성 부비동염 위험 37% 높아지는 이유는?

연구진이 20년간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주 해녀들의 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호흡기 질환 위험이 일반인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와 제주대병원 해녀건강연구센터는 8868명의 해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해녀들은 일반인 대조군 2만6604명과 비교해 비강 질환 진단율이 19% 높았다. 특히 급성 부비동염 발생 위험은 37% 더 높았고, 알레르기 비염 진단도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건강 위협은 50세 미만 젊은 해녀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졌는데, 이들의 비염 발생 위험은 같은 연령대 일반인보다 55%나 높았다.

전문가들은 해녀들이 반복적으로 찬 바닷물에 노출되고 잠수 시 급격한 압력 변화를 겪으면서 만성적인 점막 자극과 섬모 운동 기능 저하를 경험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호흡 장비 없이 오랜 시간 숨을 참으며 작업하는 특수한 환경이 코와 목 건강에 지속적인 부담을 준다는 설명이다.

목 건강 역시 일반인보다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두 질환은 31%, 후두 질환은 28% 더 많이 발생했다. 연구를 주도한 장석원 제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그동안 경험적으로만 알려졌던 잠수 작업과 상기도 질환의 연관성을 실제 의료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주희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장은 해녀 집단이 극한 직업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수 있는 전 세계적으로도 귀중한 연구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험 요인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하고 직업성 상기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비인후과 분야 국제 학술지인 ‘비과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제주대병원은 2024년 국내 최초로 해녀건강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이번 논문은 해녀 코호트 기반 연구의 첫 번째 학술적 성과로 기록됐다.

한편 폭염 속에서도 건강을 지키려면 일상 속 작은 습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고온 환경에서 선풍기만으로는 체온 조절에 한계가 있다고 경고하며, 특히 고령층과 만성질환자는 적절한 냉방기기 사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운동 후 물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조금씩 여러 차례 나눠 마시는 것이 체내 수분 유지에 효과적이다. 열대야가 계속될 때는 수면 중에도 탈수가 발생할 수 있어 잠들기 전 적당량의 수분 섭취가 권장된다. 소변 색깔이 짙은 노란색이나 황갈색으로 변하면 체내 수분 부족 신호일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수분 보충이 중요하다.

고령층 건강 관리와 관련해서는 지역사회와 의료기관의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전남 장흥군은 동신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노년층을 위한 근감소증 예방 프로그램과 마을 건강리더 양성 교육을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연구에서는 60세 이상 고령층이 종합비타민을 매일 섭취할 경우 일상생활 수행 능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