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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이 글로벌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 투자 열풍 속에서 급등했던 코스피가 빠르게 조정받으면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한국 증시의 폭락 원인과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상황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인공지능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시아 증시가 하락했다”며 “한국의 코스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코스피가 10% 넘게 하락한 날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도 4%대 낙폭을 기록한 사실을 전하며, 반도체와 기술주가 아시아 전역 증시 하락을 이끈 양상을 상세히 다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히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2% 하락한 점과 함께 중국 국영기업의 심자외선 노광장비 양산 착수 보도를 주요 원인으로 제시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상하이 소재 중국 국영기업이 액침 심자외선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했다고 전한 직후 세계 최대 노광장비업체인 ASML 주가가 8.4% 급락한 사실도 함께 소개했다. 이는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시장 조사기관의 분석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인공지능 관련 주식 매도세가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반도체 제조업체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한국 등 아시아 증시의 하락 소식을 전했다. 이 매체는 SK하이닉스의 주식예탁증서 가격이 뉴욕증시에서 7% 이상 급락한 점을 언급하며, SK하이닉스 주가가 올해 너무 빠르게 상승해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전문가 의견을 실었다. 다만 조정이 마무리되면 글로벌 자금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함께 제시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한발 더 나아가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구체적인 손실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BBC는 지난 7월 말까지 약 120만 개의 개인투자자 계좌가 마진콜에 직면한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한국 경제활동인구 30명 중 1명 꼴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결혼 자금을 날린 은행원, 보너스 절반을 잃은 직장인, 창업 밑천을 모두 잃은 투자자 등의 실제 사연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참혹한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BBC는 기술주 비중이 높은 코스피를 세계에서 변동성이 가장 큰 주가지수 중 하나로 규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증시 상승을 견인했으나, 최근 AI 투자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회사 BNY의 전략가 위쿤 총은 “코스피는 최근 몇 달간 역사상 가장 가파른 수준의 조정을 경험했다”며 “이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폭락장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투자 분석가 토비아스 레거는 “기술주가 수개월간 급등한 후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극도의 과열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레버리지 투자는 주가 상승 시 수익을 키울 수 있지만, 하락 시 증권사의 추가 증거금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강조한 것이다.
한 은행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결혼을 앞두고 내집 마련을 위해 모아둔 자금을 기술주에 투자했다가 지난달에만 약 2000만 원의 손실을 봤다”며 “투자 자산 가치가 7월 한 달 동안 25%가량 폭락했다”고 토로했다. 이 은행원은 “손실을 만회하려면 정말 열심히 일해야 할 것 같다”며 주변에는 자신보다 더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한국 증시의 변동성과 개인투자자 피해를 조명한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 증시가 차지하는 위상과 함께,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과도한 집중이 초래한 구조적 문제를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레버리지 투자와 소수 종목 쏠림 현상이 결합되면서 변동성이 증폭된 한국 증시의 특수성이 해외에서도 면밀히 분석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