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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버릇 하나쯤은 있다. 아침마다 미루는 습관, 말끝을 흐리는 습관, 약속 시간에 늘 늦는 습관. 대부분은 그것을 알고 있다. 주변 사람들도 지적하고, 본인도 인정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알면서도 그냥 넘어가고, 다음에 고치겠다고 다짐만 반복하다 세월이 흐른다.
춘추시대 사상가 공자는 『논어』 위령공편에서 이렇게 말했다.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이 진짜 허물이다.” 잘못 자체보다 잘못을 방치하는 태도가 더 큰 문제라는 뜻이다. 이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유지하는 버릇 중 가장 경계해야 할 것들이 보인다.
3위 – 변명부터 찾는 버릇
무언가 잘못됐을 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그때 상황이…” “사실은…”으로 시작한다면 주의해야 한다. 변명은 일종의 방어막이다.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적 반응이지만, 동시에 개선의 여지를 차단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변명하는 순간, 문제의 원인은 자신이 아닌 외부로 옮겨간다.
공자의 말처럼 허물을 인정하지 않으면 고칠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 변명은 그 인정을 가로막는다. “바빴다” “몰랐다” “여건이 안 됐다”는 말은 사실일 수도 있지만, 그것만 되풀이하면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 상황은 설명할 수 있어도, 변명이 습관이 되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
2위 – 나중에 하겠다는 버릇
“다음에 고쳐야지” “시간 날 때 해야지”라고 말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 ‘나중’은 대개 오지 않는다. 미루는 버릇은 단순히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당장 불편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선택이고, 변화를 유예하는 전략이다.
공자가 지적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허물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 즉 인식과 행동 사이의 간극을 방치하는 태도다. 건강검진에서 경고를 받고도 식습관을 바꾸지 않고, 관계에서 문제를 느끼면서도 대화를 미루는 일들이 여기 속한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착각이다. 고치지 않으면 허물은 허물인 채로 굳어진다.
1위 – 알면서도 외면하는 버릇
가장 나쁜 버릇은 자기 문제를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이다. 술자리에서 말실수가 잦다는 걸 알면서도 “원래 내가 그래” 하고 넘긴다. 화를 참지 못해 사람들이 떠나간다는 걸 알면서도 “내 성격이 그렇다”고 정당화한다. 이것은 변명과도 다르고 미루기와도 다르다. 아예 고칠 생각 자체를 포기한 상태다.
공자의 말은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허물이 있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을 고치지 않는 것, 즉 의도적으로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허물이라는 것이다. 외면은 일종의 선택이다. 불편하더라도 직면할 것인가, 편하게 눈감고 살 것인가의 선택 앞에서 후자를 택하는 습관이다.
문제는 이 버릇이 쌓이면 자기 인식 자체가 흐려진다는 점이다. 처음엔 알면서도 외면하다가, 나중엔 정말로 모르게 된다. 주변 사람들이 지적해도 “나는 그런 적 없는데?”라고 되묻는 순간이 온다. 허물을 고치지 않는 버릇이 결국 자기 자신을 왜곡하는 단계까지 간다.
오늘 저녁, 최근 한 달간 누군가에게 들었던 지적을 하나만 떠올려보면 어떨까. 그것이 불편했다면, 그 불편함의 이유를 공책 한 줄에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고치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그냥 “이런 말을 들었다”는 사실 하나만 기록하는 것이다. 공자의 말대로, 허물을 고치는 첫걸음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외면하지 않는 태도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