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강사가 말한 공부의 실행 원칙 3가지

50대가 되어서야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는 사람들이 있다. 책을 펼치고 앱을 깔고 강의를 결제하지만, 정작 대부분은 첫 페이지에서 멈춘다. ‘언젠가’와 ‘제대로’라는 말로 시작을 미루다 보면, 공부는 늘 머릿속 계획으로만 남는다. 중요한 건 무엇을 배울지가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가다.

김미경 강사는 수많은 강연과 저서를 통해 배움의 본질을 전해왔다. 그가 한 말 중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은 공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공부 역시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아니라, 매일 손을 움직이고 입을 열고 책장을 넘기는 행위의 연속이 진짜 공부를 만든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공부의 실행을 가로막는 함정과 실천의 원칙이 보인다.

3위 – 완벽한 계획 세우기

공부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먼저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 한다. 어떤 교재가 좋은지, 어느 강의가 효율적인지, 하루 몇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 조사하는 데 며칠을 쓴다. 그러는 동안 정작 공부는 한 줄도 진행되지 않는다.

계획은 명사다. 서랍 속 노트에 적힌 목표, 즐겨찾기에 저장된 강의 링크, 손때 묻지 않은 새 교재는 모두 명사의 형태로 존재한다. 하지만 공부는 동사로만 존재한다. 불완전한 발음으로 영어 문장을 읽어보는 것, 서툰 손글씨로 한자를 따라 쓰는 것,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건너뛰고 일단 다음 장을 넘기는 것. 이런 작은 동사들이 쌓여야 비로소 공부가 된다.

2위 – 조건이 갖춰지길 기다리기

많은 사람이 ‘여유가 생기면’, ‘일이 정리되면’, ‘건강해지면’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말한다. 퇴직 후 시간이 많아지면, 손주 돌보기가 끝나면, 이사를 마치면 그때 제대로 해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완벽한 조건은 오지 않는다.

동사는 조건을 기다리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주어진 환경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동사의 본질이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단어 다섯 개를 외우는 것, 잠들기 전 침대에서 책 두 페이지를 읽는 것, 설거지를 마치고 10분간 강의를 듣는 것. 이 모든 것은 불완전한 조건 속에서 일어나는 동사다. 조건이 명사라면, 실행은 동사다. 공부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므로, 조건을 갖추려는 노력보다 작은 실행 하나가 더 가치 있다.

1위 – 결과를 먼저 상상하기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종종 완성된 모습을 먼저 그린다. 유창하게 외국어를 구사하는 자신, 자격증을 따고 새 일을 시작하는 장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순간. 이런 상상은 동기가 되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실행을 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결과는 명사다. 액자에 걸린 자격증, 이력서에 쓰인 학위, 명함에 적힌 새로운 직함은 모두 명사의 형태로 존재한다. 하지만 그 명사에 도달하는 길은 오직 동사로만 이루어져 있다.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보는 것, 발음이 어색해도 소리 내어 읽는 것, 이해가 안 되는 개념을 노트에 정리하는 것. 이 서툰 동사들의 반복이 결국 명사를 만든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명사를 손에 쥐려는 욕망 때문에 동사를 실행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완벽하지 않으면 창피할 것 같고, 빠르게 성과가 나지 않으면 의미 없어 보인다. 그래서 차라리 시작하지 않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공부는 동사다. 서툴러도, 느려도, 불완전해도 매일 조금씩 움직이는 것만이 공부를 공부답게 만든다.

오늘 저녁, 배우고 싶었던 것과 관련된 가장 작은 동사 하나를 실행해보면 어떨까. 교재를 고르는 대신 손에 잡히는 책을 펼치고,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대신 타이머를 10분 맞추고 시작하고, 결과를 상상하는 대신 첫 문제 하나를 푸는 것. 그 작은 동사 하나가 당신을 공부하는 사람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