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가 말한 억눌러선 안 될 감정 3가지

우리는 흔히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특정 감정을 눌러야 한다고 배워왔다. 화를 참고, 원망을 삼키고, 미움을 덮어두는 것이 성숙한 어른의 태도라고 여겼다. 그렇게 쌓인 감정들은 어느새 가슴 한편에 응어리로 남아 삶을 무겁게 짓눌렀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저서 『오은영의 화해』에서 “부모를 미워해도 괜찮습니다. 그 상처는 당신의 문제가 아니었어요”라고 말했다. 가장 억눌러야 할 것처럼 보이는 감정조차 느낄 권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의 관점에 비추어 보면, 우리가 억지로 덮어두었던 몇 가지 감정들을 다시 꺼내볼 필요가 있다.

**3위 – 불편함**

어떤 상황이나 관계에서 느끼는 막연한 불편함을 우리는 자주 무시한다. ‘별일 아닌데 왜 예민하게 구느냐’는 스스로의 판단이 그 감정을 묻어버린다. 하지만 불편함은 신호다. 내 경계가 침범당했거나, 내 가치관과 맞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이 감정을 억누르면 관계는 겉으로 평온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서서히 무너진다.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을 인정하고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건강한 관계로 가는 첫걸음이다.

**2위 – 서운함**

중장년이 되면 서운함을 표현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진다. ‘이 나이에 그런 걸 따지냐’는 시선이 두렵고, ‘내가 참으면 된다’는 습관이 몸에 배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삼킨 서운함은 관계를 천천히 식힌다.

서운함은 기대가 있었다는 뜻이고, 그 관계에 마음을 쏟았다는 증거다. 그것을 부정하면 관계의 진실도 함께 사라진다. 서운함을 느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다시 숨을 쉴 여지를 얻는다. 말하지 않더라도, 그 감정이 있었음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것이 중요하다.

**1위 – 미움**

가장 억눌러야 할 것처럼 보이는 감정이 미움이다. 특히 부모나 가족을 향한 미움은 말할 수조차 없는 금기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의 말처럼, 미워해도 괜찮다. 그 감정은 당신이 만들어낸 문제가 아니다.

미움을 느낀다는 것은 상처가 있었다는 뜻이다. 그 상처를 외면한 채 용서나 화해를 강요하면 감정은 더 깊이 뿌리내린다. 미움을 인정하는 것이 곧 미움에 사로잡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감정을 마주할 때 비로소 그것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생긴다.

오늘 저녁, 혼자만의 시간에 작은 노트를 펼쳐보면 어떨까. ‘요즘 내가 억누르고 있는 감정’이라는 제목 아래 한 줄만 적어보는 것이다. 말로 꺼내지 않아도 된다. 글로 남기지 않아도 된다. 단지 그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래, 나는 이걸 느끼고 있구나’ 하고 속으로 한 번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