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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을 받던 시절에는 돈이 어디로 나가는지 대충 알았다. 하지만 정년 후 연금으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매달 통장 잔고가 예상보다 빨리 줄어드는 것을 경험하는 사람이 많다. 적지 않은 경우 그 원인은 큰 지출이 아니라 습관처럼 나가는 용돈에 있다.
경조사비, 자녀 지원금, 손주 용돈, 친구와의 식사비 같은 지출은 한 번에 목돈이 아니라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이런 항목들이 쌓이면 한 달에 수십만 원이 넘는 금액이 되고 연금만으로 생활하는 노후에는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 될 수 있다.
3위. 경조사비 한도를 미리 정해두지 않는 습관
나이가 들수록 경조사가 늘어난다. 친척과 친구, 직장 동료, 동창회, 교회나 모임 사람들까지 초대장이 끊이지 않는다. 가까운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5만 원도 적게 느껴지고 관계를 생각하면 10만 원도 내놓게 된다.
하지만 경조사비는 정해진 기준 없이 그때그때 마음으로만 결정하면 한 달에 몇 번씩 겹칠 때 부담이 커진다. 특히 부조를 많이 했으니 나중에 돌려받을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과 맞지 않을 때가 많다. 자녀 세대는 경조사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이고 본인이 나이 들수록 경조사 횟수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경조사비는 관계의 깊이가 아니라 자신의 형편에 맞춰 한도를 정해두는 것이 좋다. 가까운 친척은 10만 원, 친구나 지인은 5만 원처럼 기준을 정하고 그 안에서만 지출하면 예상치 못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관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후 자금을 지키는 것 역시 스스로를 보호하는 일이다.
2위. 용돈 계좌를 따로 만들지 않는 습관
연금이 들어오는 통장에서 생활비도 쓰고 용돈도 쓰고 저축도 하려다 보면 돈이 어디로 얼마나 나갔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현금인출기에서 수시로 돈을 빼서 쓰다 보면 용돈 지출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알아채기 어렵다.
용돈 계좌를 따로 만들어 매달 일정 금액만 옮겨두면 남은 돈이 한눈에 보인다. 예를 들어 한 달에 30만 원을 용돈 통장으로 옮겨두고 경조사비나 외식비, 손주 용돈 등을 그 안에서만 쓰도록 정하면 지출이 자연스럽게 통제된다. 돈이 부족하면 다음 달까지 기다리거나 정말 필요한 지출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계좌를 나누는 일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번만 설정해두면 이후에는 별다른 노력 없이도 용돈 관리가 쉬워진다. 통장이 여러 개 있으면 헷갈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용도가 명확하게 나뉘어 있을 때 돈의 흐름을 파악하기가 더 쉽다.
1위. 매달 용돈 예산을 세우지 않는 습관
많은 사람이 생활비 예산은 대충이라도 세우지만 용돈은 ‘필요할 때 쓰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용돈이야말로 예산 없이 쓰기 시작하면 끝없이 늘어나는 항목이다. 손주가 보고 싶어서 용돈을 주고, 친구가 만나자고 해서 식사비를 내고, 모임에서 분위기상 한턱을 내는 일이 반복되면 한 달에 수십만 원이 그냥 사라진다.
용돈도 생활비처럼 예산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한 달에 쓸 수 있는 용돈을 미리 정하고 그 안에서만 지출하면 충동적인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조사비 15만 원, 외식비 10만 원, 손주 용돈 5만 원처럼 항목별로 나눠두면 어느 부분에서 돈이 많이 나가는지도 알 수 있다.
예산을 세운다고 해서 인색하게 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형편에 맞게 계획적으로 쓰는 것이 노후를 더 여유롭게 만든다. 용돈을 아무 기준 없이 쓰다가 나중에 목돈이 필요할 때 후회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편이 낫다.
노후 자금이 줄어드는 이유는 큰 사고나 병원비 때문만이 아니다. 매달 습관처럼 나가는 용돈이 쌓여서 통장 잔고를 조금씩 갉아먹는 경우가 더 많다. 경조사비 한도를 정하고 용돈 계좌를 분리하며 매달 예산을 세워두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지출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용돈 관리는 인색함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다. 지금부터라도 매달 나가는 용돈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노후 자금을 좀 더 오래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