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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을 기대하고 오래된 아파트를 샀는데 몇 년이 지나도 사업은 진척되지 않고 집값만 제자리인 경우가 있다. 분양권 전환을 생각했던 계획은 점점 멀어지고 노후 자금 마련도 미뤄진다.
재건축은 모든 낡은 아파트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조합 설립부터 막히거나 안전진단 단계에서 주저앉는다. 실제로 재건축이 어려운 단지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3위. 용적률이 이미 높은 단지
재건축은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어 세대수를 늘려야 사업성이 나온다. 그런데 이미 땅을 꽉 채워 지은 단지는 추가로 지을 여유가 없다.
용적률이 법정 상한선에 가까우면 새로 지어도 세대수를 크게 늘릴 수 없다. 조합원 분담금만 커지고 수익은 줄어든다. 주변에 같은 평수 신축 아파트가 많다면 분양가도 높게 받기 어렵다. 재건축을 추진하려던 단지가 수익성 문제로 멈춰 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2위. 조합원 합의율이 낮은 곳
재건축은 주민 대다수가 동의해야 진행된다. 임대를 주고 있는 집주인이 많거나 고령 거주자가 많으면 합의 자체가 어렵다.
분담금을 낼 여력이 없는 조합원이 많으면 찬성표를 얻기 힘들다. 단지 안에서도 동마다 의견이 갈리면 조합 설립조차 무산되기도 한다. 10년 넘게 논의만 반복하다가 결국 사업을 포기한 사례도 있다. 매매 전에 그동안 조합 설립 시도가 몇 번 있었는지,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1위. 안전진단 통과 실패 이력이 있는 곳
재건축을 하려면 안전진단에서 일정 점수 이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구조가 튼튼하거나 보수가 잘 되어 있으면 통과하지 못한다.
한 번 떨어진 단지는 몇 년 뒤 다시 신청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건물 노후도는 조금씩 높아지지만 기준 점수를 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안전진단 탈락 이력이 있는 단지를 재건축 기대로 사는 것은 위험하다. 기준이 바뀌지 않는 한 다시 시도해도 통과 가능성이 낮다.
재건축은 운이 아니라 조건이 맞아야 이뤄진다. 오래됐다고 무조건 사업이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입소문만 믿고 샀다가 10년을 허비하는 일도 있다.
매입 전에 용적률 여유와 주민 합의 가능성, 안전진단 이력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헛기대는 줄일 수 있다. 재건축은 기다림이 아니라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