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보험 가입했는데 보험료는 제각각…만성질환 여부로 최대 17% 차이

과거 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 보험 시장에서 만성질환 관리 여부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상품이 등장했다. 건강 상태를 세밀하게 반영해 보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간편보험의 본래 취지인 ‘낮은 가입 장벽’과 ‘합리적 보험료 책정’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시도로 풀이된다.

롯데손해보험은 3일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3대 만성질환 이력을 추가 고지 항목으로 반영한 ‘let:simple 간편 고당지 3·6·10 건강보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기존 간편보험의 기본 심사 요건에 만성질환 관련 문항을 더해 가입 조건을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3개월 내 의사 소견, 5년 내 입원 또는 수술, 5년 내 중대질병 이력이 없으면서 동시에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중 2개 이상 질환 이력이 없으면 가입이 가능하다. 특히 세 가지 만성질환 모두 이력이 없는 고객은 기존 상품 대비 최대 17% 낮은 보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대 만성질환 중 1가지만 앓은 경력이 있는 경우에도 기존보다 저렴한 보험료가 적용된다.

보험업계는 이번 상품이 간편보험의 고질적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한다. 그동안 간편보험은 건강 상태 고지 항목이 적어 가입은 쉽지만, 건강한 사람과 만성질환자 간 보험료 차별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건강 관리를 잘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함이 존재했던 셈이다.

보험료 절감 효과는 연령과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50세 남성이 상해 1급 기준으로 가입할 경우, 80세 만기 상품을 선택하면 100세 만기 상품보다 보험료가 최대 31% 저렴하다. 만기연장형 상품을 선택하면 만기 시점에 재가입 의사를 밝혀 최장 100세까지 보장을 연장할 수 있어, 초기 보험료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기 보장을 확보할 수 있다.

롯데손보 측은 이번 상품 개발 배경에 대해 “간편보험 가입 고객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만성질환 관련 고지항목을 신설했다”며 “고객의 건강 상태가 보다 합리적으로 보험료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건강보험 상품을 둘러싼 민원이 급증하고 있어 보험사들의 상품 설계와 안내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형 생명보험사 3곳의 올해 상반기 금융감독원 월평균 민원은 460건으로 2년 전보다 40% 가까이 증가했다. 보장 범위는 넓어졌지만 지급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소비자들이 상품 구조를 이해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 상태에 따른 보험료 차등화는 공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고지 항목이 늘어날수록 소비자 혼란도 커질 수 있다”며 “명확한 안내와 설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