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는 왜 한국 증시 투자의견을 갑자기 올렸나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며 국내 증시 전망에 청신호를 보냈다. 현지시간 2일 CNBC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목표치를 9,00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는 7월 31일 종가 기준 6,595포인트 대비 약 36%의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이번 투자의견 상향의 핵심 배경은 레버리지 청산 과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한국 증시의 급락이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주로 기술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는 지난 6월 고점 이후 30% 넘게 하락했는데, 이는 레버리지 ETF와 헤지펀드의 빚투 청산, 신용공매도 및 반대매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 반도체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했던 상황에서 단일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투자가 급증한 것이 주가 하락 폭을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인공지능 수요를 가늠하는 대표 시장으로 부상한 한국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빠르게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급격한 조정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니얼 K. 블레이크를 비롯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쏠림 현상과 레버리지의 급격한 해소 이후” 현 수준에서 목표치까지 충분한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레버리지 청산 과정이 반환점을 지났다고 보고 있으며, 이제 투자자들이 AI 및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다시 진입할 좋은 기회가 마련됐다고 판단했다.

향후 단기 전망에 대해서는 코스피가 5,500~10,500포인트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하락을 막는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산업재, 방산, 금융 등 비반도체 섹터 종목들도 함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의 이러한 판단은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분석과도 맥을 같이 한다. JP모건 역시 레버리지 ETF와 헤지펀드의 청산이 대부분 진행돼 추가적인 강제 매도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미국 AI 전문 헤지펀드인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보유 주식 대부분을 시타델에 매각한 사례도 디레버리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된다.

다만 코스피는 모건스탠리의 투자의견 발표 이후에도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7월 31일 18% 급등한 뒤 다음 거래일인 8월 3일에는 5.12% 하락하며 6,257포인트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전날 7조2,770억원을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샀지만, 다음날 2조8,426억원 순매도로 돌아서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기관도 1조9,474억원 순매도했으며, 개인만 4조6,526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모건스탠리의 투자의견 상향은 7월 한 달간 30% 넘게 급락했던 한국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고점 대비 약 15% 감소했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도 출시 초기 수준으로 축소되는 등 레버리지 영향력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AI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며, 금리 상승과 추가 긴축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의 낙관적 전망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기업 실적의 뒷받침과 함께 투자심리의 안정적인 회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