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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권업계에서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던 대신증권이 올해 코스피 목표 지수를 9300으로 수정했다. 기존 전망치 1만1500과 비교하면 2200포인트, 비율로는 19.1% 낮아진 수준이다. 지난 7월 코스피가 고점 대비 30% 이상 급락한 이후에도 대신증권은 반등 가능성을 언급해왔지만, 결국 목표치 자체를 대폭 조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3일 발간된 대신증권의 8월 증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하향 조정의 핵심 원인은 금리 환경 변화다. 채권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남아있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에 적용하는 기준을 보수적으로 바꿨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반도체 업종에 적용하던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8배에서 7배로, 비반도체 업종은 15배에서 11배로 낮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비반도체 분야의 수출 회복세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며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고금리 상황에서는 시장이 기업 밸류에이션을 과거만큼 높게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에 같은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도 주가가 덜 오르는 구조적 제약이 생긴다는 의미다.
다만 대신증권은 목표치를 낮췄다고 해서 증시 전망 자체를 비관적으로 전환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이 4.74배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점을 들어, 역사적 저평가 국면이라는 판단을 유지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과 경기가 좋은데도 주가가 고점 대비 30% 이상 급락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며 “이번 하락은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공포 심리와 레버리지 청산이 겹친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과 경기선행지수는 오히려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증시를 흔들었던 글로벌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업황 불안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상당 부분 해소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고점 대비 약 15% 감소했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도 출시 초기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강제 매도 압력도 정점을 지난 것으로 평가된다.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6500~6800선에 안착하는지가 향후 관건이라고 봤다. 이 구간은 고점 대비 하락폭의 38.2% 되돌림 수준이자 밸류에이션 분기점에 해당한다. 최근 코스피가 단숨에 6500선을 넘어서면서 7월 말 급락이 속임수 패턴일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 지수대에 안착하면 1차적으로 선행 PER 7배 수준인 8200선, 이후에는 8배 수준인 9300선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반등 국면에서 핵심 지지선은 5700~5800선으로 제시됐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6000선대를 매도 실익이 없는 구간으로 규정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집하거나 버텨야 하는 비중 확대 기회라고 조언했다. 견고한 경기와 실적 상승 사이클을 고려하면 과도한 하락만큼 강한 되돌림을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번 목표치 조정은 증권업계 전반의 시각 변화를 반영한다. 올해 초 여러 증권사가 ‘코스피 1만 시대’를 전망했지만, 7월 급락과 금리 부담을 거치며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그럼에도 대신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들은 현재 주가 수준에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을 공유하고 있다. 금리 여건상 과거만큼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어렵지만, 극단적으로 낮아진 현 수준에서는 정상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