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거래대금 24조 집중되며 7% 급등, 코스피는 0.65% 상승에 그쳐

10일 국내 증시가 투자자 유형별로 극명하게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55.66포인트 급등한 854.47로 장을 마감했다. 상승률로 환산하면 6.97%에 달하는 수치다. 같은 날 코스피지수는 40.89포인트 오른 6,299.66을 기록하며 상승폭이 0.65%에 머물렀다.

두 시장의 온도차는 거래대금 추이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날 코스닥 시장으로 유입된 거래대금은 24조원대를 기록하며 최근 수개월 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은 8월 들어 평균 26조2,770억원으로 집계되며 올해 최저치를 경신했다. 1월 27조560억원, 2월 32조2,340억원과 비교해도 현저히 축소된 규모다.

시장 참여자들은 코스닥의 이례적인 강세 배경으로 레버리지 규제 이후의 수급 구조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한 이후, 시장에서는 역설적으로 매수 여력이 개선되는 현상이 포착됐다. 과거 레버리지 투자로 인한 강제 청산 압력이 감소하면서 오히려 안정적인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매수 행렬도 코스닥 급등을 뒷받침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순매수 우위를 나타냈으며, 기관 역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는 코스피 시장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코스피는 6,300선을 코앞에 두고도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로 상승 동력이 제한됐다.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은 두 시장의 명암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3.6%로 전년의 1.4%와 비교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지난해 초 23%에서 올해 6월 말 55%로 급증하면서 지수 변동성이 두 종목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 회복의 관건으로 외국인 자금 복귀 시점을 거론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코스피의 저평가 논리만으로는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돼야 본격적인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코스피가 9,300선을 재돌파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AI 투자 불확실성 해소, 금리 안정화, 중동 정세 진정 등 여러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한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당분간은 코스닥의 개별 종목 장세와 코스피의 대형주 중심 조정 국면이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