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1시간 전 극적 타결,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에 이른 배경은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 시점을 불과 1시간여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21일로 예정됐던 전면 파업은 이틀 앞선 19일 밤늦은 시각 이뤄진 마라톤 협상 끝에 유보됐다. 이번 잠정 합의는 지난 3월 임금교섭이 시작된 이래 최대 위기 국면에서 나온 결과로, 양측이 상당한 수준의 양보를 통해 이뤄냈다는 평가다.

합의안의 핵심은 성과급 지급 방식이다. 노사는 사업성과급을 전년 대비 12%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올해 영업이익 규모를 반영한 것으로, 사업부별 성과 차이를 반영한 차등 지급 방식을 채택했다.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1인당 평균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이 예상되며, 영업적자를 기록한 사업부 직원들도 최소 1억6000만원을 받게 된다. 이는 전 사업부에 걸쳐 성과를 공유하려는 노조의 요구와 사업부별 실적 차이를 명확히 하려는 사측의 입장이 절충된 결과로 풀이된다.

노조는 당초 전 직원 균등 지급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사측은 사업부별 기여도를 반영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결국 기본 성과급은 사업부별로 차등 지급하되, 최소 지급액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았다. 노조 관계자는 “적자 사업부 직원들도 회사 전체 성과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합의를 앞두고 삼성전자의 시장 가치도 주목받았다. 삼성 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 합계가 2000조원을 넘어서면서, 노사 갈등이 기업 가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컸던 상황이었다. 실제로 합의 소식이 전해진 후 삼성전자 주가는 30만원 돌파를 시도하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노사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5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번 합의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주주단체는 합의안이 위법 소지가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특히 적자 사업부에 과도한 성과급이 지급되는 것은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사업부별 실적과 무관하게 최소 금액을 보장하는 방식이 경영 합리성을 저해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21일로 예정됐던 총파업을 공식 유보했으나,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향후 행보가 결정될 예정이다. 노조 지도부는 이번 합의안이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지 민주적 절차를 통해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조합원 과반이 합의안을 거부할 경우 파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양측이 보여준 유연성은 향후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생산 차질을 피하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노사 갈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손실이라는 인식이 합의를 이끌어낸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