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위기 1시간 전 극적 합의,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안에 쏠린 시선

삼성전자가 사상 첫 총파업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노사 양측은 예정된 파업 시각을 불과 1시간여 앞두고 성과급 지급 방식에 합의하며 극적인 타결을 이뤄냈다. 이번 합의로 전 직원은 사업성과급(OPI) 12%를 받게 됐으며, 사업부별로는 메모리 부문 직원이 평균 6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수령할 전망이다.

노사 양측은 장시간 마라톤 협상 끝에 사업부별 성과급 차등 지급 방식에 최종 합의했다. 핵심은 전사 공통 성과급 12%에 더해 사업부별 실적을 반영한 추가 지급이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의 경우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1인당 평균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이 예상된다. 반면 적자를 기록한 일부 사업부 직원들도 최소 1억6000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돼 형평성 논란을 일정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다.

이번 협상에서 노조 측은 당초 요구했던 전 직원 균등 배분 방식에서 한발 물러섰다. 대신 사업부별 실적 연동 지급이라는 회사 측 원칙을 일부 수용하되, 최저 성과급 수준을 보장받는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회사 측 역시 적자 사업부에도 상당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노조의 요구를 부분적으로 받아들였다.

협상 타결 직후 삼성전자 주가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회피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30만원 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일부 증권사는 50만원까지 상승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그룹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 합계가 2000조원을 넘어선 시점에서 나온 노사 합의는 시장 불확실성을 줄이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합의안을 둘러싼 논란도 만만치 않다. 일부 주주단체는 합의 내용이 상법상 이익배당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주주들의 이익 배당 권리를 침해하면서까지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적자 사업부 직원들에게도 최소 1억6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는 경영 합리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는 21일 예정됐던 총파업을 일단 유보했지만,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추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남겨뒀다. 이번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들의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파업 카드가 다시 꺼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노조 관계자는 합의안의 세부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민주적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노사 협상은 삼성전자의 성과급 배분 방식이 얼마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사업부별 실적 차이가 큰 상황에서 공정한 배분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여전히 풀기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메모리 부문의 호황과 일부 사업부의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적 불균형 속에서, 노사 양측이 어떻게 지속 가능한 성과 배분 시스템을 구축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