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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기 위해 반드시 채소를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영양 전문가들은 특정 베리류 과일이 채소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식이섬유 공급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영양사 에밀리 마르토라노는 최근 마사 스튜어트 리빙과의 인터뷰에서 라즈베리 한 컵, 약 123g에 식이섬유가 8g가량 함유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성인 남성 하루 권장량 30g의 약 27%, 여성 권장량 20g의 40%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이 정도 양의 라즈베리는 64kcal에 불과해 체중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적다.
라즈베리가 다른 과일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를 균형 있게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르토라노에 따르면 라즈베리 속 식이섬유의 약 73%는 불용성, 27%는 수용성으로 구성된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촉진해 변비 예방에 도움을 주며, 수용성 식이섬유는 혈당 급상승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관여한다. 두 가지 형태의 식이섬유를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양학적 가치가 높다.
비슷한 베리류인 블랙베리도 비교 대상으로 언급됐다. 블랙베리 역시 한 컵 기준 식이섬유 총량은 라즈베리와 유사하지만, 수용성 식이섬유는 약 1.4g으로 라즈베리의 2~2.5g보다 적고 대부분이 불용성으로 이뤄져 있다. 혈당 조절 효과까지 기대한다면 라즈베리가 더 유리한 선택지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과일 섭취량을 무한정 늘리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하루 과일 섭취 권장량은 1.5~2컵 이내로, 라즈베리와 블루베리도 예외가 아니다. 과도한 당 섭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상황을 보면 식이섬유 섭취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는 성인 남성의 하루 식이섬유 충분섭취량을 30g, 여성은 20g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한국인의 하루 채소·과일 섭취량은 1998년 484.3g에서 2022년 350.5g으로 27.6% 감소했다. 특히 20대의 권장량 충족률은 11.9%에 그쳐 젊은 층의 식이섬유 부족 현상이 두드러졌다.
평소 식이섬유 섭취가 적었던 사람이 갑자기 섭취량을 늘리면 복부 팽만감이나 가스 발생 등 소화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섭취량은 서서히 증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르토라노는 아침 식사나 간식 시간에 라즈베리 한 컵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하루 식이섬유 필요량의 약 30%를 채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식이섬유 섭취를 늘릴 때는 반드시 수분 섭취도 함께 늘려야 한다. 불용성 식이섬유가 대변의 부피를 키우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원활한 배출을 위해서는 충분한 물 공급이 필수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영양팀은 하루 25~30g의 식이섬유를 섭취할 경우 1.5~2L의 물을 함께 마실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처럼 채소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도 라즈베리 같은 과일을 활용하면 식이섬유 섭취 목표에 훨씬 쉽게 도달할 수 있다.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