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실천하는 건강 수칙 중 일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환자분들이 좋은 의도로 실천한 습관 때문에 오히려 문제를 겪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무더운 여름, 정말 주의해야 할 건강 관리법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에어컨 대신 선풍기만 사용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전기요금 절약이나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라고 하시죠. 하지만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높을 때 선풍기는 뜨거운 공기를 순환시키는 수준에 그칩니다. 세계보건기구도 고온 환경에서는 선풍기만으로 체온 조절에 한계가 있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을 가진 분들은 탈수와 열 스트레스에 취약하므로, 적절한 냉방으로 실내 온도를 낮추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운동 후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재고해야 합니다. 땀을 많이 흘렸으니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생각은 맞지만, 한꺼번에 벌컥벌컥 들이켜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체내 수분 흡수와 유지를 위해서는 조금씩 여러 번 나누어 마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장시간 야외 활동이나 운동을 했다면 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땀으로 빠져나간 전해질까지 보충해야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을 제대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폭염은 낮에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밤 시간 관리도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열대야가 계속되면 수면 중에도 땀으로 수분이 지속적으로 소실됩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다음 날 체온 조절 능력도 떨어집니다. 잠들기 전 적당량의 물을 마시고, 냉방기기를 활용해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폭염을 건강하게 이겨내는 방법입니다.
평소 복용하는 약물도 폭염 속에서는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일부 이뇨제와 혈압약, 심부전 치료제는 탈수를 유발할 수 있고, 항히스타민제나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은 땀 배출을 감소시켜 체온 조절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폭염 기간 동안 평소보다 수분 섭취에 더욱 신경 써야 하며, 몸 상태에 변화가 생기면 임의로 약을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자동차 안에 보조배터리나 휴대전화를 두고 내리는 일도 위험합니다. 밀폐된 차량 내부는 불과 수십 분 만에 60도 가까이 올라갑니다. 이런 환경에서 전자기기나 라이터, 탄산음료 캔 등을 방치하면 제품 변형은 물론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커집니다. 어린이나 노약자, 반려동물을 차 안에 혼자 두는 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이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탈수 여부는 소변 색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맑은 연노란색이 아니라 짙은 노란색이나 황갈색으로 변했다면 체내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고령자는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생활습관 하나가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는 차이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