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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군이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과일을 활용한 새로운 건강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영양 공급을 넘어 심리 치료와 신체 기능 유지까지 아우르는 통합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의료계와 복지계의 관심이 쏠린다.
평창공공실버복지회관에서 지난 24일 진행된 ‘과일 푸드아트테라피 교실’은 평창군 어린이·사회복지급식관리지원센터가 마련한 ‘온 마을 편식예방 프로젝트’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이날 교육에는 등록사회복지급식소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참여해 과일로 직접 작품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과일이라는 식재료를 창작 도구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참가자들은 평소 잘 먹지 않던 과일을 직접 만지고 조형물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식재료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게 된다. 센터 측은 이러한 과정이 편식 예방뿐 아니라 내면 표현과 자아 발견이라는 심리치료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푸드테라피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활용되는 심리치료 기법이다. 식품을 매개로 창작 활동을 하는 동안 참가자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긍정적 사고 전환과 정서 안정이 촉진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푸드테라피는 추가적인 건강상 이점이 있다. 과일을 자르고 배치하는 과정에서 손가락 소근육이 자극되면서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정교한 손동작은 뇌의 운동피질을 활성화시키며, 이는 치매 예방과 손 기능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된 바 있다.
영양학적 측면에서도 이번 프로그램은 의미가 크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채소·과일 섭취량은 1998년 484.3g에서 2022년 350.5g으로 27.6% 감소했다. 특히 고령층은 저작 능력 저하나 소화 문제로 생과일 섭취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비타민과 식이섬유 결핍 위험이 높다.
이미남 평창군 어린이·사회복지급식관리지원센터장은 “식재료를 직접 다루는 활동이 어르신들의 편식 예방과 더불어 내면을 표현하고 자아를 찾는 정서적 치유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사회복지급식소 이용자들의 영양 불균형 해소와 건강한 식습관 정착을 위한 특화 프로그램을 지속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과일의 건강 효과를 재조명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영국 뉴캐슬대학교 연구팀은 채소·과일 주스를 포함한 식단이 혈당이나 대사 건강에 부정적 영향 없이 우울감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4주간의 임상시험에서 하루 채소·과일 섭취량이 2회 이하였던 성인들이 100% 채소·과일 주스나 스무디를 함께 마신 결과, 우울감 평가 점수가 눈에 띄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의 건강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영양사 에밀리 마르토라노는 라즈베리 한 컵에 식이섬유 8g이 들어 있으면서도 열량은 64㎉에 불과해 체중 관리를 병행하는 사람에게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라즈베리는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를 모두 함유해 배변 활동 개선과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평창군의 시도는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사회에서 영양 불균형과 정신 건강 문제를 동시에 다루는 선제적 접근으로 평가받는다. 복지 현장에서는 식사의 질 향상과 함께 사회적 교류를 늘리고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는 통합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프로그램은 그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실질적 사례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