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가 독립하고 친구들과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처음에는 그 시간이 편하다가도 점차 무료해지고 나중에는 쓸쓸함으로 바뀐다.
무기력한 기분을 떨쳐내려면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일을 시작하는 편이 낫다. 거창한 계획보다 혼자서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작은 취미가 마음을 붙들어 준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세 가지를 소개한다.
셋째. 퍼즐 맞추기
퍼즐은 조각을 찾고 맞추는 동안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 손을 움직이고 색과 모양을 구분하면서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된다. 천 조각이 넘는 큰 퍼즐은 며칠에 걸쳐 완성하는 재미가 있다.
완성된 그림을 보면 작지만 뚜렷한 성취감이 생긴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시간을 채워주는 활동이 필요하다면 퍼즐만 한 것이 없다. 책상 한쪽에 펼쳐두고 조금씩 맞춰가는 것만으로도 하루에 기대할 일이 생긴다.
둘째. 손글씨 쓰기
짧은 글귀를 따라 쓰거나 옛날 일기를 다시 써보는 일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글자를 또박또박 쓰는 동안 호흡이 가라앉고 불안한 기분도 잦아든다. 악필이어도 상관없다. 누가 보는 것이 아니라 쓰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
좋아하는 시 한 편을 베껴 쓰거나 손주에게 보낼 편지를 정성스럽게 쓰는 것도 좋다.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낼 때와 달리 펜을 쥐고 종이 위에 글자를 남기는 일은 생각을 정리하게 만든다. 한 줄을 쓰더라도 또박또박 쓰는 습관이 생기면 마음도 덜 흔들린다.
첫째. 악기 연주
악기는 젊을 때 배우지 않았어도 지금 시작할 수 있다. 우쿨렐레나 리코더는 크기가 작고 소리가 부담스럽지 않아 집에서 연습하기 좋다. 하루에 십 분씩만 소리를 내도 손가락이 움직이고 귀가 열린다.
악보를 읽고 손가락을 움직이는 동안 뇌는 여러 영역을 동시에 사용한다. 이런 자극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곡 하나를 완성하면 스스로 대견해지고 다음 곡을 배우고 싶어진다. 연주 실력이 늘지 않아도 소리를 내는 일 자체가 외로운 시간을 채워준다.
취미를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늦었다는 생각과 잘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잘하려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기 위해 시작하는 것이다. 하루 중 십 분이라도 손과 머리를 쓰는 일을 만들면 무기력한 기분이 조금씩 옅어진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매일 조금씩 할 수 있는 일 하나가 노년의 마음을 지탱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