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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가 넘으면 열쇠를 어디 뒀는지 잊거나 아는 사람 이름이 잘 안 떠오르는 일이 잦아진다. 그럴 때마다 ‘혹시 치매가 시작된 건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건망증과 치매는 다르다. 무엇을 잊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잊었는지가 중요하다. 아래 세 가지만 구별할 수 있어도 괜한 걱정을 줄일 수 있다.
3위. 안경을 찾는 것과 안경이 뭔지 모르는 것
방금 벗어둔 안경이 어디 있는지 몰라 집 안을 뒤지는 것은 정상이다. 누가 “안경 쓰고 계시잖아요”라고 말하면 “아, 맞네” 하고 웃어넘길 수 있다면 걱정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안경을 보고도 그게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모르거나 “이게 왜 여기 있지?” 하고 낯설어한다면 다르다. 물건을 둔 장소를 잊는 것은 기억력 저하지만 물건의 용도 자체를 잊는 것은 인지 기능의 문제다.
2위. 이름이 안 떠오르는 것과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것
오랜만에 만난 사람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아, 그분 성함이 뭐더라”라고 애매하게 넘어가는 일은 누구에게나 있다. 나중에 누가 이름을 말해주면 “아 맞다, 그분” 하고 기억이 돌아온다.
하지만 가까운 가족이나 자주 보는 이웃의 얼굴을 보고도 누구인지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힌트를 줘도 “그 사람 누구예요?” 하고 낯설어한다면 단순한 기억력 문제가 아니라 뇌의 인식 기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1위. 약속을 까먹는 것과 약속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것
내일 병원 가기로 했는데 깜빡 잊고 다른 일정을 잡았다가 나중에 “아, 내가 그랬지” 하고 기억해내는 것은 괜찮다. 메모를 보거나 누가 말해주면 “맞아, 내가 잊고 있었네” 하고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분명히 약속을 했는데도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어” 하고 강하게 부인하거나 “당신이 거짓말하는 거 아니야?” 하고 의심한다면 위험하다. 이것은 기억이 희미해진 게 아니라 기억 자체가 지워진 상태다. 자신이 잊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이 치매 초기의 대표적인 신호다.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이 돌아온다. 치매는 힌트를 줘도 기억이 돌아오지 않는다. 깜빡한 뒤 “아, 맞아” 할 수 있다면 괜찮다. 하지만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방금 들은 이야기를 또 묻는다면 가까운 병원에 가보는 편이 낫다.
나이 들면 누구나 잊는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잊었느냐가 아니라 잊은 뒤 어떻게 반응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