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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7000선을 회복한 직후 추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7.12포인트(1.40%) 오른 7051.64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장중 한때 7112.48까지 치솟았다가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전날에도 7171.52까지 올랐지만 종가는 6954.52에 그쳤다.
이틀 연속 7100선을 돌파한 뒤 힘을 잃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증권가는 이 구간에 형성된 ‘매물 장벽’에 주목하고 있다. LS증권 분석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7500 이상 구간에서 총 194조원을 투자했으며, 이 중 100조원 가량이 손실 상태에 놓여 있다. 구간별로는 7500~8000에서 45.7조원, 8000~8500에서 17.3조원, 8500 이상에서 37.1조원이 각각 물린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 순매수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더욱 뚜렷하다. 총 128조원의 순매수 중 63%에 해당하는 81조원이 7500 이상에서 매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7500~8000 구간에만 39.4조원, 8500 이상에도 35.7조원이 집중돼 있다. 결국 지수가 상승하려면 이들 고점 매수 물량을 흡수해야 하는데, 현재 시장 유동성이 이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투자자예탁금은 6월 4일 139조6948억원을 기록한 뒤 8월 31일 99조7044억원으로 석 달 만에 28.6% 급감했다. 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도 같은 기간 53조5185억원에서 40조2776억원으로 24.7% 줄었다. 증시에 투입할 수 있는 ‘대기 자금’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상단 매물을 소화할 여력이 크게 축소된 셈이다.
증권가는 9월 코스피 상단 전망을 7400~8500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전망치 간 격차가 1100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의견이 엇갈린다. 키움증권은 9월 코스피 범위를 6300~7600으로 제시하며 보수적 입장을 취했다. 7000을 넘어선 이후 추가 상승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942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조2876억원, 4351억원을 순매도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유·화학주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것이 지수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롯데케미칼은 17.60%, 대한유화는 13.49%, SK이노베이션은 10.94% 각각 급등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7200~7500 구간의 두꺼운 매물대를 통과하려면 외국인 수급 개선과 금리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상단 악성 매물과 하단 유동성 고갈이 겹친 ‘유동성 덫’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코스피의 추가 상승은 구조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