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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기입장을 쓰는 것만으로 돈이 모이는 건 아닙니다. 매일 꼬박꼬박 숫자를 적어도 10년 뒤 통장 잔고는 비슷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록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의 차이는 단순히 쓰느냐 안 쓰느냐가 아니라 기록을 어떻게 쓰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써놓고도 돈이 새는 습관 세 가지를 짚어드립니다.
3위. 쓴 돈만 적고 다시 보지 않는다
아침에 시장 가서 쓴 돈, 점심에 약국에서 쓴 돈, 저녁에 손주 간식 사준 돈까지 빠짐없이 적습니다. 하지만 적고 나면 그걸로 끝입니다. 일주일이 지나도 한 달이 지나도 다시 펼쳐보지 않습니다.
기록은 돌아보려고 하는 겁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적어둔 내역을 보면서 어디서 돈이 많이 나갔는지, 필요 없는 곳에 쓴 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냥 쓴 걸 적기만 하면 일기장이지 용돈기입장이 아닙니다. 한 달에 한 번 합계를 내고 항목별로 묶어보는 습관이 있어야 기록이 돈을 지켜줍니다.
2위. 큰돈은 빠뜨리고 작은 돈만 적는다
버스비 천 원, 시장에서 쓴 삼천 원, 커피 한 잔 사 마신 이천 원은 꼼꼼하게 적습니다. 그런데 경조사비 십만 원, 자녀 용돈 이십만 원, 병원비 오만 원은 기입장에 빠집니다. 큰돈은 어차피 써야 하니까 적어도 소용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통장 잔고를 결정하는 건 작은 돈이 아니라 큰돈입니다. 한 달에 십만 원씩 예상 못한 곳에서 나가면 일 년이면 백이십만 원이 사라집니다. 큰돈을 적지 않으면 매달 얼마나 쓰는지 감을 잡을 수 없고 계획도 세울 수 없습니다. 작은 돈은 대충 적어도 됩니다. 오만 원 넘는 지출은 반드시 적어두시기 바랍니다.
1위. 항목을 나누지 않고 한 줄로만 적는다
날짜 옆에 쓴 금액과 내용만 줄줄이 적습니다. 식비인지 교통비인지 경조사비인지 구분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보면 오늘 뭐 샀는지는 알겠는데 한 달 동안 어디에 돈을 많이 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항목을 나누지 않으면 어디를 줄여야 할지 보이지 않습니다. 식비, 교통비, 경조사비, 용돈, 병원비 정도로만 나눠도 됩니다. 한 달 뒤 항목별로 합계를 내보면 생각보다 경조사비가 많이 나갔거나 자녀 용돈이 계속 늘고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다음 달에는 조금 줄여보겠다는 판단이 생깁니다.
용돈기입장을 쓰는 60대와 안 쓰는 60대의 차이는 10년 뒤에 나타나는 게 아니라 기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서 갈립니다. 쓰기만 하고 돌아보지 않으면 안 쓰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적어둔 내역을 펼쳐보고 큰돈은 반드시 적고 항목별로 나누는 습관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기록은 쓰는 게 아니라 돌아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