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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다닐 때는 저녁에만 마주쳤는데 은퇴하고 나니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 있게 됩니다. 서로 좋아서 만난 사이인데도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다툼이 잦아지는 부부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성격이 달라서가 아니라 오랜 시간 각자 익숙해진 생활 방식을 갑자기 맞춰야 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은퇴 후 부부 사이가 어색해지거나 갈등이 생기는 몇 가지 흔한 이유를 짚어 드립니다.
3위. TV 채널을 혼자 정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실 TV를 틀어놓고 자기가 보고 싶은 채널만 고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대가 다른 프로그램을 보자고 하면 “나는 이게 좋은데” 하며 리모컨을 내놓지 않습니다.
함께 사는 공간에서 한쪽이 계속 선택권을 가지면 다른 쪽은 손님처럼 눈치를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참지만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되면 작은 불만이 쌓입니다.
오전에는 한 사람이, 오후에는 다른 사람이 채널을 정하거나 아예 TV를 끄고 각자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함께 있다고 해서 한 사람의 취향에 맞출 필요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2위. 식사 시간을 제각각 지킨다
한 사람은 아침 일곱 시에 밥을 먹고 싶은데 다른 사람은 아홉 시가 넘어서야 일어납니다. 점심도 저녁도 먹고 싶은 시간이 다른데 매번 맞춰주거나 따로 먹자니 서운한 마음이 생깁니다.
직장 다닐 때는 정해진 시간에 따로 먹는 게 당연했지만 은퇴 후에는 함께 식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가 자기 시간에 안 맞춰주면 배려가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모든 끼니를 꼭 같이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 한 끼만 시간을 맞추고 나머지는 각자 편한 대로 먹는 것도 방법입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길수록 오히려 각자만의 리듬을 존중하는 편이 편합니다.
1위. 외출 계획을 말하지 않는다
아무 말 없이 혼자 나갔다가 저녁 무렵 돌아오는 일이 반복됩니다. 어디 갔냐고 물으면 “그냥 산책”이라고만 대답하거나 “말 안 해도 되지 않냐”며 불편해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아무 말 없이 사라지면 상대는 무시당한다고 느낍니다. 특히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진 뒤라면 갑자기 혼자 시간을 보내는 행동이 서운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외출할 때 언제쯤 돌아올지, 혹시 함께 갈 일인지 한마디만 건네도 상대는 훨씬 편안해집니다.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과 기본적인 예의는 다른 문제입니다.
은퇴 후 갑자기 늘어난 함께 시간은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상대가 나와 똑같이 살아야 한다고 기대하기보다 각자의 방식을 인정하고 꼭 필요한 부분만 맞춰가는 편이 훨씬 평화롭습니다. 부부라고 해서 모든 일정과 취향을 공유할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