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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을 앞두면 사람들은 준비부터 한다. 책을 산다. 강의를 듣는다. 정보를 모은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나면 정작 시작은 하지 못한 채 다른 핑계를 찾는다.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또다시 미룬다.
현대그룹을 일군 정주영 회장은 평생 “이봐 해봤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안 된다고 고개를 젓는 전문가들에게 그는 이 한마디로 되물었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중장년이 경계해야 할 준비의 함정이 보인다.
3위 – 경험 없음을 이유 삼기
해본 적 없다는 말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방패로 삼는 순간, 모든 가능성이 닫힌다. 정주영의 물음은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해보지 않았다는 건 실패의 근거가 아니라 단지 아직 안 했다는 뜻일 뿐이다.
중장년의 삶은 이미 많은 경험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도 새로운 영역 앞에서는 다시 초보자가 된다. 문제는 경험 없음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핑계 삼아 시작을 포기하는 태도다. 해보지 않은 일은 영원히 해본 적 없는 일로 남는다.
2위 – 완벽한 조건 기다리기
자금이 더 모이면, 시간이 더 나면, 건강이 좋아지면 시작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조건들은 좀처럼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는다. 오히려 기다리는 동안 체력은 떨어지고 의욕은 식는다.
정주영은 조건이 갖춰지기를 기다린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일단 시작했고, 부족한 것은 하면서 채웠다. 준비를 핑계로 미루는 사람과 일단 해보는 사람의 차이는 여기서 갈린다. 조건은 만들어가는 것이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이 들수록 완벽을 추구하게 된다. 실패가 두렵고, 창피가 무섭다. 하지만 그 완벽주의가 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일 때가 많다. 불완전한 출발이 완벽한 준비보다 낫다.
1위 – 생각으로 대신하기
가장 나쁜 준비는 머릿속에서만 하는 준비다. 계획을 세우고, 시뮬레이션하고, 이런저런 경우의 수를 따진다. 그러다 보면 실제로 한 발짝 내딛는 일은 계속 미뤄진다. 생각은 행동의 준비가 아니라 행동의 대체물이 되어버린다.
“이봐 해봤어?”라는 물음 앞에서 사람들은 대답을 못 한다. 생각해봤다는 말은 할 수 있어도, 해봤다는 말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주영이 꿰뚫어본 것은 바로 이 간극이다. 생각과 실행 사이에는 건널 수 없을 것 같은 강이 놓여 있지만, 실은 그저 한 걸음의 거리일 뿐이다.
중장년은 젊은이보다 생각이 많다. 경험이 쌓인 만큼 리스크가 보이고, 아는 만큼 걱정도 는다. 하지만 그 생각들이 실행을 막는 장애물이 되는 순간, 준비는 회피의 다른 이름이 된다. 해보지 않고 판단하는 것만큼 확실한 실패는 없다.
오늘 하루, 미뤄둔 일 중 가장 작은 것 하나를 골라 실행해본다. 전화 한 통, 메일 한 통, 발품 한 번이면 된다. 완벽하게 준비하려 들지 말고, 서툴더라도 일단 시작한다. “해봤어?”라는 물음에 “네, 해봤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는 하루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