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가 말한 서운함 못 푸는 사람 1위

누군가에게 서운한 마음이 생긴 뒤, 그 감정을 하루 이틀 품다 보면 어느새 일주일이 지나간다. 상대는 아무렇지 않은 듯 지내는데 나만 혼자 곱씹으며 마음속에 응어리를 키운다. 그렇게 서운함은 점점 단단해져서 관계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든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오은영의 화해』에서 “매일 잠들기 전 나를 용서하세요”라고 말했다. 이 말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향한다. 서운함이 오래가는 이유는 상대가 나를 섭섭하게 했다는 사실보다, 그런 상황을 만든 나 자신을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서운함을 제대로 풀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3위 – 내가 왜 그랬을까 반복하는 사람

서운한 일이 생기면 그 상황을 머릿속에서 되감기한다. ‘내가 그때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면’, ‘내가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하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한다. 문제는 이런 반복이 상대가 아니라 나 자신을 비난하는 도구가 된다는 점이다.

과거의 선택을 바꿀 수는 없다. 그런데도 계속 그 순간으로 돌아가 나를 심판한다. 서운함의 화살이 상대가 아니라 나를 향할 때, 그 감정은 더 깊은 곳에 박힌다. 자책은 서운함을 해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단단하게 굳힌다.

2위 – 내 기대를 상대 탓으로 돌리는 사람

누군가에게 서운하다는 것은 내가 그 사람에게 기대를 품었다는 뜻이다. ‘이 정도는 해주겠지’, ‘이런 말은 하지 않겠지’ 하는 예상이 빗나갔을 때 서운함이 찾아온다. 그런데 그 기대는 상대와 나눈 약속이 아니라 내 안에서 혼자 만든 시나리오다.

문제는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마치 상대가 잘못한 것처럼 여긴다는 점이다. 상대는 내 기대를 알지 못했을 수도 있고, 알았더라도 그것을 따를 의무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운한 마음이 쌓이면 이런 사실을 잊는다. 내가 그린 그림이 어긋난 책임을 상대에게만 묻는다.

오은영 박사가 말한 ‘나를 용서하라’는 말은 이 지점을 가리킨다. 내 기대가 빗나간 것을 인정하고, 그런 기대를 품은 나 자신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서운함이 원망으로 변하지 않는다.

1위 – 하루를 서운함과 함께 닫는 사람

서운한 감정을 안고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 있다. 낮에 있었던 일을 곱씹으며 ‘그 사람은 왜 그랬을까’, ‘나는 왜 아무 말도 못 했을까’ 하고 어둠 속에서 혼자 되뇌인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면 서운함은 잠든 사이에도 마음속에 남아 다음 날까지 이어진다.

오은영 박사가 “매일 잠들기 전 나를 용서하세요”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 있다. 하루를 닫는 방식이 중요하다. 잠들기 전이라는 시간은 오늘을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문턱이다. 이 시간에 나를 용서하지 못하면 서운함은 매일 밤 조금씩 단단해진다.

나를 용서한다는 것은 오늘 내가 완벽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내가 서운해한 것, 상대에게 기대를 품은 것, 그 기대가 어긋난 것을 인정하는 일이다. 그것은 나약함이 아니라 내일을 위한 정리다. 용서받지 못한 감정은 쌓이지만, 용서받은 감정은 흘러간다.

오늘 밤 잠들기 전, 서운했던 일을 떠올리며 속으로 한 번 말해볼 수 있다. “오늘 나는 서운했다. 그런 감정을 느낀 나를 이해한다.” 이 짧은 문장 하나가 서운함을 내려놓는 첫 번째 연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