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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보면 나이 들어서도 투자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는 조금이라도 더 불리려 하고, 어떤 이는 아직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그렇게 애쓰는 사람 중 상당수는 정작 표정이 밝지 않다. 수익률과 마음의 여유가 비례하지 않는 것이다.
107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백년을 살아보니』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제는 중산층에 머물면서 정신적으로는 상위층에 속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투자의 성공을 돈의 양으로만 재지 말라는 뜻이다. 그의 오랜 관찰에 비추어 보면, 중장년 이후 투자에서 실패를 부르는 태도들이 몇 가지 있다.
3위 – 남과 비교하며 투자하는 태도
중장년이 되면 주변에 성공한 투자 사례가 눈에 들어온다. 아파트를 샀다더라, 주식으로 몇억을 벌었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나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김형석 교수의 말을 되짚어보면, 남의 경제 수준을 기준 삼는 순간 정신은 이미 하위로 내려간 것이다. 투자는 내 삶의 필요에서 출발해야지, 남을 따라잡으려는 욕심에서 시작하면 끝이 없다. 비교는 판단을 흐리고, 흐린 판단은 결국 손실로 이어진다.
나이 들어서의 투자는 경쟁이 아니라 관리다. 남이 무엇을 샀는지보다, 내게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2위 – 수익만 보고 의미는 버리는 태도
투자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숫자에 집중하게 된다. 얼마가 올랐는지, 수익률이 몇 퍼센트인지가 대화의 전부가 된다. 그런데 그렇게 수익만 따지다 보면 정작 그 돈으로 무엇을 하려 했는지는 잊어버린다.
김형석 교수가 말한 ‘정신적 상위층’은 돈 너머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손주 교육비를 모으려던 목적이 어느새 수익률 경쟁으로 바뀌면, 투자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버린다. 그러면 아무리 많이 벌어도 만족이 없다.
중장년의 투자는 삶을 풍요롭게 하려는 도구여야 한다. 숫자를 불리는 일 자체가 삶의 중심이 되면, 그것은 이미 투자의 실패다.
1위 – 경제적 여유를 정신적 여유로 착각하는 태도
가장 흔한 실패는 돈이 늘면 마음도 편해질 거라는 믿음이다. 그래서 조금 더, 조금만 더 하면서 투자 규모를 키운다. 하지만 김형석 교수의 말은 정반대를 가리킨다. 경제는 중산층에 머물러도 괜찮다는 것이다.
중산층에 머문다는 것은 체념이 아니라 선택이다. 그 이상을 욕심내지 않겠다는 결정이 오히려 정신을 자유롭게 만든다. 반대로 경제적 상위층을 목표로 삼으면, 투자는 끝없는 불안의 원천이 된다. 더 가진 사람은 항상 있고, 시장은 언제나 흔들리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서의 투자 실패는 대부분 여기서 온다. 돈으로 마음을 사려 하지만, 마음은 돈의 양이 아니라 돈에 대한 태도에서 결정된다. 경제적 여유와 정신적 여유는 별개의 문제다.
오늘 한 가지만 해보면 좋겠다. 지금 하고 있는 투자 목록을 꺼내서, 각각의 투자 옆에 ‘왜’라고 적어보는 것이다. 수익률이 아니라, 이 투자가 내 삶에서 어떤 의미인지를 한 줄로 쓰는 것이다.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투자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정리해야 할 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