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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노화(Slow-aging)’가 새로운 건강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나이를 먹어도 신체 나이는 젊게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고 젊은 상태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전문가들은 노화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그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소화기내과 전문의 박언휘 원장은 “피부는 다른 부위보다 노화가 먼저 나타나고 쉽게 관찰되는 부분”이라며 “장기간에 걸쳐 미세한 변화가 누적되기 때문에 일상적인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뜨거운 물로 세수하거나 장시간 햇볕에 노출되는 행동은 피부 노화를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화장을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편이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화장품에 포함된 자외선 차단 성분이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내 조명의 불빛도 피부 노화를 촉진할 수 있어, 외출하지 않더라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습관이 필요하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의 가장 큰 적으로 꼽힌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자외선을 UVA와 UVB로 구분해 설명한다. UVA는 피부 깊숙이 침투해 콜라겐과 탄력섬유를 손상시켜 주름과 처짐을 유발한다. UVB는 피부 표면에 염증을 일으켜 화상을 일으키며, 반복 노출 시 피부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피부암 위험까지 높인다. 특히 기미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자외선 차단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유지되지 않는다.
자외선 차단을 위해서는 외출 20~30분 전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야외활동 시에는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장시간 노출을 피하고, 모자와 선글라스, 긴소매 옷을 함께 활용하면 예방 효과가 높아진다. 흐린 날에도 자외선은 피부에 영향을 미치며, UVA는 유리창을 통과하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피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뼈 건강이다. 나이가 들면 뼛속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골다공증은 뼈를 약화시켜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일어날 수 있게 만든다. 더 심각한 문제는 뼈 파괴 과정에서 강력한 염증 물질이 분비되어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고 다른 질병 위험을 높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골다공증 검사와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식습관도 노화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최근 가수 산다라박이 “평생 소식을 해왔다”며 노화 예방 효과를 언급해 화제가 됐다. 실제로 미국 태평양건강연구소가 장수 지역으로 유명한 오키나와 주민들의 식단을 분석한 결과, 열량 제한이 장수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미국심장협회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작은 양의 식사를 자주 하는 사람들이 큰 식사를 하는 사람들보다 체중이 덜 증가했다.
소식을 습관화하려면 천천히 먹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뇌의 포만감 중추는 식사 후 20분 정도 지나야 작동하기 때문에, 젓가락만 사용해 식사하거나 음식을 오래 씹으면 과식을 예방할 수 있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식단도 저속노화에 효과적이다. 여름철 대표 식재료인 방울토마토는 일반 토마토보다 영양소가 응축되어 있다. 특히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라이코펜이 풍부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피부 노화를 방지하며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비타민C와 비타민A는 면역력을 높이고, 칼륨과 식이섬유는 혈당 급상승을 막아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한다.
항노화 전문의들은 영양제 보충도 권장한다. 체내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하면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므로 전문의와 상담 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피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라며 “자외선 차단, 균형 잡힌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같은 작은 실천이 노화 속도를 늦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현명한 생활습관으로 그 시계를 늦출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