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사건 3건 중 1건은 65세 이상이 저지른다…”생계형 넘어 탐욕형 범죄로 변화”

최근 노인 절도범의 범죄 양상이 단순 생계형에서 탐욕형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식료품 절도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고가의 전자제품이나 귀금속을 노리는 계획적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절도 사건 중 65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이는 고령 인구 비중이 20.7%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인구 구조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노인 인구가 늘어난 것 이상으로, 범죄의 질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형사정책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과거 노인 절도범들은 주로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는 생계형 범죄가 대부분이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백화점이나 전자제품 매장을 노리는 계획적 범죄가 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는 70대 노인이 명품 가방을 훔치려다 적발됐으며, 부산에서는 60대 후반의 남성이 휴대전화 대리점을 수차례 방문하며 최신 스마트폰을 절취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심리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꼽는다. 한 대학 범죄학과 교수는 “은퇴 후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를 상실한 노인들이 과거 자신이 누렸던 소비 수준을 유지하고 싶은 욕구가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69.2%로 70% 선이 무너지면서 노인 부양 부담이 커진 가정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다. 경제적으로 자녀에게 의존하기 어려운 노인들이 스스로 필요를 해결하려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법조계에서는 노인 범죄에 대한 처벌과 교화의 균형을 고민하고 있다. 한 지방법원 판사는 “고령 절도범의 경우 재범률이 높지만, 교정시설 수감이 실질적인 재활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사회적 안전망 강화와 병행된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인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 해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과 공동체 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해 노인들이 사회적 유대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노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한 범죄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시는 절도 전력이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함께 적합한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사업을 진행 중이며, 재범률이 감소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나타나는 노인 범죄의 증가와 변화는 단순히 치안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처벌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예방과 재활을 포함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