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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으면 숫자가 빼곡하게 적혀 있다. 혈압부터 혈당, 콜레스테롤, 간 수치까지 항목이 많다 보니 어디부터 봐야 할지 막막하다. 대부분 빨간 글씨로 표시된 이상 수치만 확인하고 나머지는 대충 넘어간다.
하지만 의사들이 결과지를 볼 때는 순서가 다르다. 정상 범위 안에 있어도 반드시 체크하는 항목이 있고, 지금 당장 문제가 없어도 추이를 함께 봐야 하는 수치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이 항목들의 의미는 더 중요해진다.
3위. 공복혈당
공복혈당은 아침에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하는 수치다. 정상 범위는 100mg/dL 미만이지만 의사들은 90대 후반이어도 주의 깊게 본다. 당뇨 전 단계는 100~125mg/dL 사이지만 실제로는 95를 넘기 시작하면 이미 혈당 조절 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보다 올해 수치가 올랐다면 생활 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지금은 정상이어도 매년 조금씩 오르는 추세라면 몇 년 뒤 당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공복혈당은 단순히 숫자 하나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몇 년간의 변화를 함께 봐야 의미가 있다.
2위. 혈압
혈압은 진료실에서 측정할 때마다 다르게 나오기도 하지만 의사들은 이 수치를 가장 먼저 확인한다. 수축기 혈압이 130mmHg를 넘거나 이완기 혈압이 80mmHg 이상이면 고혈압 전 단계로 본다. 정상 범위 안에 있어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올랐다면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혈압은 혈관 상태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과 뇌, 콩팥에 부담을 준다. 젊을 때는 혈압이 조금 높아도 별문제가 없지만 50대 이후부터는 혈관 탄력이 떨어지면서 같은 수치라도 위험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혈압 관리가 더 중요해진다.
1위. 사구체여과율
사구체여과율(eGFR)은 콩팥이 노폐물을 거르는 능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정상은 90mL/min/1.73㎡ 이상이지만 60 아래로 떨어지면 만성 콩팥병 3단계로 본다. 문제는 콩팥 기능은 한 번 나빠지면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의사들이 이 수치를 가장 먼저 보는 이유는 콩팥이 나빠지면 약을 쓰는 것부터 식사 관리까지 모든 치료 계획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콩팥은 증상이 거의 없다가 기능이 상당히 떨어진 뒤에야 문제가 드러난다. 그래서 검진 결과지에서 이 항목을 놓치면 안 된다. 60대 이후부터는 정상 범위여도 매년 추이를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볼 때는 빨간 글씨만 보지 말고 공복혈당, 혈압, 사구체여과율부터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지금 정상이어도 작년 결과와 비교해 보고, 조금씩 나빠지는 추세라면 생활 습관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의사들이 이 수치를 먼저 보는 이유는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모든 건강 지표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