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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누구보다 자녀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함께 보낸 시간이 가장 길고, 그 아이의 모든 순간을 지켜봤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작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아이의 표정을 읽지 못하며, 아이가 좋아하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가까이 있다고 해서 잘 보는 것은 아니다.
나태주 시인은 「풀꽃」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길가의 작은 풀꽃도 자세히, 오래 보아야 그 아름다움이 보인다는 이 시구는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시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의 시가 담고 있는 태도를 바탕으로, 자녀를 망치는 부모의 시선을 살펴본다.
3위 – 결론부터 내리는 시선
어떤 부모는 자녀를 보는 순간 이미 판단을 마친다. “얘는 원래 이래”, “저 아이는 수학을 못해”, “성격이 소극적이야”. 몇 번의 경험, 몇 가지 모습만으로 아이 전체를 규정해버린다. 자세히 보지 않은 채 성급하게 내린 결론이다.
아이는 매일 변한다. 어제 못했던 것을 오늘 해내고, 지난달 싫어하던 것을 이번 달엔 좋아한다. 하지만 부모가 이미 결론을 내려놓으면 아이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아이 스스로도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믿게 된다. 자세히 보지 않은 시선은 아이를 과거에 가둔다.
2위 – 비교하며 보는 시선
많은 부모가 자녀를 볼 때 다른 아이와 비교한다. 친구의 자녀, 친척의 아이, 심지어 옆집 아이까지. “저 아이는 공부도 잘하고 착한데”라는 말 뒤에는 “우리 아이는 그렇지 못하다”는 실망이 숨어 있다. 이것은 자세히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과 견주어 보는 것이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풀꽃 그 자체를 본다. 장미나 백합과 비교하지 않는다. 그저 그 꽃 자체로 자세히, 오래 본다. 자녀도 마찬가지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순간, 그 아이 고유의 빛깔은 보이지 않는다. 아이는 부모의 비교하는 시선 속에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게 된다.
1위 – 조급하게 보는 시선
가장 많은 부모가 가진 시선은 조급함이다. 빨리 크기를, 빨리 성과를 내기를, 빨리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 아이가 고민하고 있으면 답을 재촉하고, 아이가 더디게 성장하면 불안해한다. 천천히 오래 보지 않고, 당장의 결과만 본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시인의 말은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태도를 말한다. 풀꽃의 아름다움은 한순간에 드러나지 않는다. 계절을 지나며 피고 지는 모습을 오래 보아야 그 존재의 의미가 보인다. 자녀도 그렇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조급한 시선은 아이의 속도를 무시하고, 아이가 스스로 피어날 시간을 빼앗는다.
오늘 저녁 자녀와 마주 앉을 때, 말을 걸기 전에 먼저 그 얼굴을 10초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판단하지 말고, 비교하지 말고, 재촉하지 말고, 그저 자세히 보는 것. 그 10초가 쌓여 오래 보는 시간이 되고, 그 시간이 아이를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