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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뉴욕 금융시장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뒤엎으며 전면적인 약세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로드맵을 거부하면서 시장의 이른바 ‘타코(TACO·Trump Always Caves On-time)’ 기대는 무산됐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47.11포인트(0.67%) 하락한 51,481.51로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59.72포인트(0.77%) 내린 7,683.69를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48.34포인트(0.92%) 떨어진 26,820.38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타코는 트럼프가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다가도 결국 협상 국면에서 양보한다는 시장의 관측을 담은 신조어다. 이란이 제안한 7일 휴전안에는 최소 120억 달러 규모의 동결 자산 해제와 해상 봉쇄 해제 등이 포함돼 있었지만, 트럼프는 협상에 대해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란의 제안에는 퇴짜를 놨다. 유엔 총회를 계기로 양측 간 갈등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는 이날 완전히 꺾였다.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가팔랐다. 미국 국채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10년물 금리는 뉴욕 오전 장 후반 5.2740%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7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30년물 금리는 5.5830%를 기록하며 200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장중 미국과 이란 간 대화 가능성에 대한 엇갈린 보도가 이어지며 출렁임이 나타났지만 약세 압력이 시종일관 우세했다.
가벨리펀드의 저스틴 버그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채금리의 급격한 상승세가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10년물 금리는 2007년 6월 기록했던 5.328%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30년물 금리 역시 2002년 수준인 5.597%에 근접하고 있다. 이 같은 금리 급등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이고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제안 거부 이후 국제유가 상승세와 맞물리며 달러는 강세 압력을 받았다. 일본 엔화는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일시 급등했지만, 달러 강세 흐름 속에서 반등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국제유가는 소폭 반등에 그쳤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4% 넘게 급등하기도 했으나, 미국과 이란의 대화 가능성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출 재개 소식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며 보합권으로 돌아섰다.
아시아 증시에서도 여파가 나타났다. 한국 코스피는 이날 2.70% 하락하며 미국 주가지수 선물의 낙폭 확대에 영향을 받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금리 상승과 유가 불안정성이 동시에 부각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