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10조원 영업이익 눈앞…정제마진 급등이 만든 SK이노베이션 실적 반전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돌파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잇따르고 있다. 중동 지역 전쟁 발발 이후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 차질이 빚은 정제마진 상승세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2026년 영업이익을 10조원으로 추산했다. 부문별로는 석유정제 6조2000억원, 윤활유 2조2000억원, E&S 9554억원의 이익을 예상했다. 하나증권은 더 높은 11조8778억원을 제시하며, 3분기에만 3조936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회사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이미 5조64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불과 8개월 전 상황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전쟁 발발 이전인 연초만 해도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영업이익을 1조~2조원대로 보수적으로 예측했다. 당시에는 미국 전기차 시장 부진으로 자회사 SK온의 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전환점이 된 것은 중동 전쟁 이후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변화였다. 석유제품 공급망 교란이 정제마진 상승으로 직결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사업인 정유 부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상반기 배럴당 15.2달러를 기록했고, 하반기에는 2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는 점에서 현재 수준은 4배 이상 높은 셈이다.

윤활유 사업 역시 실적 견인에 기여하고 있다. 3분기 윤활유 부문 영업이익은 1조237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9%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산업 활동 회복과 함께 고부가 윤활유 제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E&S 부문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는 미국과 호주에서 천연가스를 직접 확보해 LNG 생산부터 트레이딩, 발전까지 연결되는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한 상태다. 글로벌 LNG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트레이딩 수익 확대가 기대되며, 3분기 영업이익은 8079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63%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배터리 부문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안타증권은 배터리 사업에서 964억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다. 다만 정유와 윤활유, LNG 부문의 호실적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이익을 창출하면서 전사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중동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변수가 에너지 시장 구조를 바꾸면서 SK이노베이션에게는 예상치 못한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 정제마진 상승이라는 핵심 변수가 회사 전체의 실적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