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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나이 듦을 두려워한다. 젊음이 멀어질수록 활력도, 기회도, 행복도 함께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환갑을 앞두고도 “이제 끝이구나” 하며 스스로를 퇴장시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107세의 나이로 여전히 강연과 집필을 이어가고 있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는 여러 강연과 인터뷰에서 “인생에서 제일 좋고 행복한 나이는 60에서 75세까지다”라고 말했다. 백 년 넘게 살아온 철학자가 내린 결론이다. 그의 통찰에 비추어 보면, 진정 행복한 나이란 무엇을 갖춘 시기일까.
3위 – 책임에서 벗어난 시기
60대에 접어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에서 물러나거나 자녀 양육의 의무에서 자유로워진다. 수십 년간 짊어져 온 책임의 무게가 서서히 내려앉는다. 아침마다 출근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되고, 자녀의 등록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시기는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하루를 채울 수 있는 때다. 하고 싶었지만 미뤄두었던 일들을 꺼내볼 여유가 생긴다. 책임이 사라진 자리에 자유가 들어선다.
물론 모든 책임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타인을 위해 나를 전부 내어주어야 하는 시기는 지났다. 이제 나를 위한 시간을 쓸 수 있는 나이가 된 것이다.
2위 – 경험이 쌓인 시기
60대는 인생의 대부분을 살아낸 뒤다. 성공도 실패도 겪었고, 기쁨도 슬픔도 맛보았다. 그 모든 경험이 쌓여 삶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젊을 때는 사소한 일에도 분노하고 절망했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일이 ‘그럴 수도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경험은 판단력을 키운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사소한지 구분할 줄 알게 된다. 남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허영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나이가 주는 선물은 바로 이 분별력이다.
또한 경험은 여유를 만든다.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도 당황하지 않는다. 이미 비슷한 상황을 몇 번 겪어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60대의 하루는 20대의 하루보다 훨씬 평온하다.
1위 – 건강이 남아 있는 시기
김형석 교수가 60~75세를 가장 행복한 시기로 꼽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건강이다. 책임에서 자유로워지고 경험이 쌓였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80대, 90대가 되면 아무리 의지가 있어도 체력이 허락하지 않는 일들이 많아진다.
60대 초중반은 아직 걸을 수 있고, 여행을 다닐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나이다. 근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시력과 청력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을 실제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인 셈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후회가 남는다. “그때 해볼 걸” 하는 아쉬움은 대부분 이 시기에 머뭇거린 것들에서 온다. 건강이 받쳐주는 동안 움직여야 한다. 그것이 백 년을 산 철학자가 발견한 행복의 공식이다.
오늘 당신이 60대라면, 또는 그 나이를 앞두고 있다면, 한 가지만 해보자. 미뤄두었던 일 중 가장 작은 것 하나를 골라 오늘 시작하는 것이다. 산책로를 걷든, 오래된 친구에게 전화를 하든, 서점에서 책 한 권을 고르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이라는 사실이다. 가장 행복한 나이는 이미 당신 앞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