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늘 무언가를 더 얻고 싶어 한다. 조금 더 많은 돈, 조금 더 높은 자리, 조금 더 큰 인정. 그 욕구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 무엇을 포기하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손에 쥔 것이 많아질수록 왠지 더 불안해지고, 쌓인 것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더 초라해지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청렴은 모든 선의 원천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다”라고 했다. 그는 관리가 지켜야 할 첫째 덕목으로 청렴을 꼽았지만, 이는 공직자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무엇을 취하지 않을 것인가, 무엇을 욕심내지 않을 것인가 하는 질문은 누구에게나 적용된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중장년의 삶에서 금지해야 할 유혹은 다음과 같다.
3위 – 과시의 유혹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쌓아온 것을 증명하고 싶어진다. 경력, 재산, 인맥을 자연스럽게 꺼내 보이고, 젊은 세대에게 “내가 이만큼 해봤다”는 말을 덧붙인다. 과시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지만, 역설적으로 그 순간 존경은 멀어진다.
정약용이 말한 청렴의 정신은 불필요한 것을 드러내지 않는 태도와도 통한다.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드러나고, 진짜 품위 있는 사람은 과시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과시는 자신의 빈 공간을 감추려는 몸짓일 뿐이다.
2위 – 편법의 유혹
중장년이 되면 세상을 살아가는 요령을 터득한다. 규칙을 정면으로 어기지 않으면서도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법, 원칙을 지키는 척하면서도 이득을 챙기는 법을 안다. 이것을 사람들은 ‘경험’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편법에 익숙해진 것이다.
정약용이 청렴을 모든 덕의 근본이라고 한 것은, 청렴이 무너지면 다른 모든 가치도 함께 무너지기 때문이다. 편법은 작은 일탈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쌓이면 자신이 지켜온 원칙 전체가 흔들린다. 한 번 편법에 손을 대면 다음에는 더 큰 편법이 정당해 보인다.
편법의 유혹은 자신을 배신하는 일이다. 지금 당장은 이득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신이 세운 기준을 스스로 허물어뜨린다.
1위 – 공짜의 유혹
사람들은 공짜를 좋아한다. 공짜 식사, 공짜 선물, 공짜 호의. 나이가 들면 더욱 그렇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어차피 주는 건데 뭐” 하는 생각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모든 것에는 값이 있고, 받은 만큼 언젠가는 갚아야 하는 순간이 온다.
정약용이 청렴을 강조한 이유는 단순하다. 공짜로 받은 것은 결국 자신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공짜 밥을 먹으면 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지고, 공짜 호의를 받으면 자신의 기준이 조금씩 낮아진다. 공짜는 자신의 자유를 빼앗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공짜의 유혹을 끊는 일은 자기 주권을 지키는 일이다. 내가 내 돈으로 사고, 내가 내 힘으로 얻은 것만이 진짜 내 것이다. 누군가에게 빚지지 않고,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으려면 공짜를 경계해야 한다.
오늘 저녁, 누군가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하면 정중히 사양하고 자신의 몫은 자신이 내보자. 작은 실천 하나가 자신을 지키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