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마다 부동산 앱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있지요. 내 집은 얼마나 올랐는지, 옆 단지는 어떤지 확인하다 보면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그러다 더 큰 평수, 더 좋은 동호수 매물을 보면 마음이 술렁입니다. ‘저것만 있으면 정말 만족할 텐데’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지요.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자 워런 버핏은 2010년 기빙플레지 서약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무 많은 소유물은 결국 그 주인을 소유하게 된다.”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이지만 60년 넘게 같은 집에 사는 그의 이 말은, 소유가 늘어날수록 우리가 그것에 얽매이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의 통찰에 비추어 보면, 집에 대한 욕심이 어떻게 오히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3위 – 관리에 쫓기는 삶
집이 늘어날수록 신경 쓸 일도 함께 늘어납니다. 재산세, 관리비, 수선비는 기본이고, 임대를 놓으면 세입자 관리에 공실 걱정까지 더해지지요. 주말에 쉬고 싶어도 투자용 아파트 누수 연락이 오면 달려가야 합니다.
처음엔 ‘자산이 늘었다’는 뿌듯함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집이 나를 관리하게 됩니다. 부동산 시세를 확인하고, 세금 제도 변화를 추적하고, 매도 타이밍을 고민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해지지요. 버핏이 말한 ‘소유물이 주인을 소유한다’는 말이 바로 이런 상황입니다. 집을 소유했지만 실제로는 그 집들이 내 시간과 마음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지요.
2위 – 끝없이 비교하는 마음
두 번째 집을 사고 나면 더 큰 세 번째가 눈에 들어옵니다. 친구가 강남에 집을 샀다는 소식을 듣고, 지인이 재건축 대박을 맞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가진 것이 초라하게 느껴지지요. 분명 일 년 전엔 지금 이 집만 있어도 행복할 거라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소유가 많아질수록 비교 대상도 늘어납니다. 평수를 비교하고, 동호수를 비교하고, 전망을 비교하다 보면 만족은 점점 멀어집니다. 버핏의 말처럼 소유물이 늘어날수록 우리는 그 소유물들 사이의 서열과 가치에 갇히게 됩니다. 집이 늘어나도 마음의 평화는 오히려 줄어드는 이유지요.
1위 – 진짜 원하는 삶을 미루는 것
가장 큰 불행은 집 욕심 때문에 정작 하고 싶은 일을 못한다는 점입니다. 다음 집 계약금을 모으려고 여행을 포기하고, 대출 이자를 갚으려고 전시회나 공연 관람을 미룹니다. 은퇴 후 하고 싶었던 취미 생활도 ‘일단 한 채만 더 사고 나서’라며 뒤로 밀리지요.
문제는 그 ‘한 채 더’가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목표액을 달성해도 새로운 목표가 생기고, 만족의 기준선은 계속 올라갑니다. 결국 집을 모으느라 정작 그 집에서 누려야 할 삶은 사라집니다. 버핏이 경고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소유물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그것을 지키고 늘리는 데 인생을 쏟게 되고, 정작 왜 살아가는지는 잊게 되지요.
오늘 저녁, 종이 한 장을 꺼내 두 가지를 적어보면 어떨까요. 하나는 ‘내가 지금 가진 집’이고, 다른 하나는 ‘그 집이 없었다면 못 했을 일들’입니다. 이미 당신 곁에 있는 공간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가능하게 했는지 확인하는 일, 그것이 더 많은 집을 욕심내는 것보다 당신을 자유롭게 만들어줄 겁니다.